손까락 운동/광우병

미국산 쇠고기는 위험한가?

섬그늘 2008. 11. 13. 14:07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한가? 보는 이 중에 뜨악한 분도 계시겠지만, 나는 '아마 안전할 걸?'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완벽해? 확실해? 묻는다면 '그건 모르겠다'라고 답할 수 밖에 없다. 내가 인간광우병 발병 메카니즘을 다룰 정도로 전문 소양이 있는 게 아니니까. 다만 작금의 논란에서 '농도' 개념이 도외시되고 있다는 건 말할 수 있다.

 

4월20일 정도일 거다. 큰 애가 "아빠, 큰일 났어, 우리 다 죽게 생겼어!"라고 내게 달려 왔다. "또 뭔 소리야?" 라고 아이가 가리키는 인터넷 글들을 훓어본 후 농도와 확률 이야기를 썰을 풀었는데, 화끈하게 알아듣는 눈치가 아니었다 (뭐, 지금은 대충 이해하는 듯 하다만). 뭔 소리냐면,

 

파스퇴르가 백신과 바이러스란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군중이 모인 극장 안의 불을 모두 끈 후 한 줄기 불빛을 비추자 뽀얀 먼지가 선명히 눈에 들어 왔다. 그걸 본 귀부인들은 손수건으로 코를 틀어막았다고 한다. 파스퇴르가 말했단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건 아닙니다. 바이러스는 우리 주위, 세상 천지에 널려 있습니다." 변형프리온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껏 나를 포함한 대부분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했다 뿐이지 애제 그것들이 널려 있는 세상을 살아 왔다는 거다.

 

공기 중 오만 바이러스가 있다고 해서 모두가 모든 질병에 걸리지는 않는다. 질병 발생은 해당 바이러스가 작동할 환경에서 얼마나 많은 수(농도)의 바이러스에 노출되었느냐가 좌우한다. 마찬가지로 미국쇠고기를 먹었을 때 신체 내부로 변형프리온이 얼마나 들어올 수 있는지 따져보는 게 바람직하다. 그 '확률'은 거진 0이다. 다만 완전히 분자 1개도 안 들어오는 거야? 애가 물었을 때 아니, 확실한 0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고 하자 불안해 하더라는 게 이 논의의 고약한 점이다.

 

원래 자연계에는 20종의 아미노산이 있다. 그 20종이 조합으로 붙은 넘들을 단백질이라고 한다. 사람이든 동물이 단백질을 섭취하면 위의 산성 환경에서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낱낱이 분해된다. 작금 변형프리온의 문제점은 위산을 만나도 분해가 되지 않는 데 있다. 아마도 OC-NH 결합을 보호하는 3차원 구조로 뒤틀어져 있는 모양인데, 어쨌든 소가 그걸 섭취했을 때 변형프리온 단백질이 돌아다녀 쌓이는 부위를 SRM이라고 할 때 축적율이 99.87%이라고 한다.

 

기타 고기 부위에 0.13%가 있기야 하지만 SRM 무게(40kg)와 비교할 때 더 많은 무게(400kg)에 퍼져 있을 거다, 그리고 무엇 보다 애초 100%가 몇mg인데? 하는 수치데이타가 없는 한 별로 영양가 없는 논의가 된다. 광우병이 창궐할 무렵 EU의 경우 보다 현재 시점 미국의 단위 소 당 절대량은 훨씬 적을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래 표에서 보다시피 쇠고기 소비량이 한국인이 미국인의 5분의 1 정도로 적다.

 

아래 표는 5월30일 부터 주류언론에 돌아다닌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의미에 대해선 따로 써 볼 생각이다), 어쨌든 아래 표의 수치에서 확인할 수 있듯, 미국 사람들은 내장 빼놓고는 다 쳐 먹는단다. 따라서 미국의 132월령으로 만든 분쇄육을 햄버거, 쏘세지 따위로 주로 소비하는 저소득층에서 인간광우병이 발발했다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한 안심해도 된다. 걔들 죽으면 늦지 않아? 라며 미심쩍은 분들은 강화된 동물사료 조치가 시행되는 내년 4월을 기산하여 5년, 즉 앞으로 6년 후 부터 미국산 쇠고기를 드시면 되겠고 그 때 까지 미국산 내장은 안드시는 게 '정신 건강'상 좋겠다.

 

강렬한 인식은 오래 가는지라, 그래도 미국산 쇠고기는 위험한 것이 틀림 없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을 게다. 그런 분들은 홍성기 시대세평을 읽어보십사 추천한다. 이분의 다른 글에 녹아 있는 지향은 내게 갸우뚱(거진 꼴통 수준이다)인데, 논리적 정직성 하나는 끝내주는 분이다. 시리즈로 1, 2, 3이 나와 있으니 정독해 보시라.

 

아래 표에서 동아일보가 '30월령 이상'이라 쓴 것을 '132월령'이라고 나는 표기했다. 예전 산수를 한 결과 그렇지 않을 경우 개체수가 유지될 방법이 없고 (월령이 내려가려면 그 만큼 살아 있는 암소를 수입해야 함), 이 시점에서 세 자리 월령을 정부나 주류언론이 못 쓰는 이유를 생각하니 딱해서이다. (2008.06.06)

 

구분

만 마리

만톤

kg

 

 

마리

고기

사육 마릿수

   9,667

 

 

 

<30월령

81.5%

84.7%

도축 마릿수

   3,372

  1,186

 

 

132월령

18.5%

15.3%

30월령 미만

   2,749

  1,005

   365

 

평균출산

10.9

마리

132월령

   623

    181

   291

 

요리용

45%

567

 

 

 

 

 

가공용

55%

693

미국내 소비

 

  1,259

 

 

 

 

5.4

소비 국산

 

  1,121

 

 

인구

소비량

kg/인

소비 수입

 

    138

 

미국

  27,000

  1,121

  41.51

수출

 

     65

 

한국

   4,800

     37

   7.72

 

데이타 출처

미국 쇠고기 생산 및 소비 (2007) ; 동아일보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805300050

CBS시사자키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840165

 

홍성기 시대세평

http://www.dailynk.com/korean/read.php?cataId=nk04120&num=57045

 

섬그늘 그럼 미국은 왜 30월령 이상을 고집하는가? 미국인들이 먹지 않는 내장 때문이란다. 미국 수출업자들이 한국측에 제시해 온 것은 살코기 줄 테니 내장도 사 가라는 패키지 상품이다. 그럼 내장이 안전한가?를 따지는 것이 영양가 있을 터이고, 내 의견은 본문과 같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사태가 이렇게 되기까지 정보를 숨기고 논리개발에 급급했던 정부, 조중동을 두들길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