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까락 운동/감상문

누가 전기자동차를 죽였는가? (Who Killed the Electric Car?)

섬그늘 2010. 4. 16. 13:40

원유값이 폭등하고 심지어 조만간 석유 고갈 전망,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친환경차(전기차;Electric Vehicle;EV)가 갑자기 각광받고 있다. 1830년대 인류가 전기차를 개발한 이래 세번 째 상승 흐름이라고 한다. 그런데

 

 

신사숙녀 여러분, 우리는 오늘 여기, 우리의 친한 친구에게 작별을 보내며 많은 눈물을 흘리기 위해 모였습니다.”

 

영화는 무한대() 표지가 붙은 헐리우드 묘지(Hollywood Forever)에서, 침통한 분위기의 추도사로 시작한다. ‘우리의 친한 친구, GM1996년 개발에 성공하여 800대 한정 리스로 대중에 공급하다가 10년 만에 전량 회수, 폐기한 전기자동차 ‘EV1’을 말하며, 장례식에 참석한 이들은 그 동호회원들이다.

 

누가 전기자동차를 죽였는가? (Who killed the electric car?), EV1 탄생부터 죽음까지를 다룬 1시간 32분 짜리 다큐멘타리 영화이다. 모두 7명의 용의자가 나오는데,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며 나름의 판결을 해 보는 것도 의미 있을 듯 싶다.

 

1987년 호주에서 열린 세계 태양전지 자동차 레이스에서 GM선레이서가 우승, GM은 그 기술팀에게 자사 기술력을 홍보하기 위한 전기자동차 개발을 지시, ‘EV1’이 탄생한다. 1990년 캘리포니아 모터쇼에 출품된 이 차를 보고 열악한 대기 환경 대책에 부심하던 캘리포니아 대기 자원국 (California Air Resources Board ; CARB)는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가솔린 1리터를 차량이 태우면 CO2 발생량은 (8.6kg/3.4L) = 2.3kg 라는 계산이다. 전기자동차는 대기오염을 일으킬 어떤 것도 배기가스로 방출하지 않는다.

 

GM EV1 사업화를 발표한 터라 실용화 가능성을 확인한 CARB는 무배출 자동차 법령(‘Zero Emission Vehicle Mandate 1990’)을 통과시킨다. 이 법령의 골자는 캘리포니아에 판매되는 차량의 일부 (1997 2%, 2003 10%)는 무배출 차량이어야 한다는, 전례 없이 과감하고 화끈한 것이었다.

 

기술력도 있었고 행정 필요성도 있었기에 1996년부터 EV1은 캘리포니아 도로를 달리게 되었고, 타 본 이들의 호평을 받는다. 그런데 10년 못 되어 사라지는 운명이 되어버린 것은 그 존재가 마땅찮은 세력이 더욱 현실에 힘을 썼기 때문이다.

 

석유 자본, 자동차 회사, CARB, 연방정부, 연료전지, 축전지, 소비자 이 7명의 용의자 중 누가 유죄일 것인가? 여기 다 쓰지는 않으려 한다. (글로만 전말을 읽고픈 이는 맨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라) 다만 소비자가 왜 유죄인지는 적어야겠다.

 

에너지 정책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작은 차를 타야 합니다’, ‘추운 집에서 지내야 합니다’, ‘유럽 사람들 처럼 살아야 합니다는 뜻으로 해석합니다

 

, 어떤 선택이든 그 행위가 나와 내게 의미 있는 이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별 생각 없이 당장의 편안함과 쾌감을 위한 것이라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구조를 고민하지 않고 문명을 소비하기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유죄라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 아득해진다. 영화에 카터, 레이건, 부시, 클린턴 대통령들의 에너지 정책이 대비되며 나오는데, 한참 시간이 지난 지금 시점에 압축해 보여주니 차이가 선명하지만 당시 그 이들의 연설에 담긴 논리가 자신과 자신의 나라에 어떤 영향을 줄지 가늠하며 세상 사는 이가 몇이나 되겠는가.

 

‘GM EV1을 폐기했다는 결과만 어렴풋이 들었던 필자인지라, 영화 보는 내내 한숨 쉬며 혀를 찼다. 나는 혹시 다시 그 상황이 되더라도 같은 결정을 내릴 겁니다라고 진술하는 CARB의 의장과 같이, 흡연(--+) 따위 내 옛 선택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

 

또는, 영화 5954초에 등장하는  폼 나는 (그러나 기름을 무척 잡아 먹는) SUV ‘해머(Hammer)’의 차량 가격 5만불, 판매 마진 1만불 (보통 차는 500)이라는 말에 과연 미국넘들이군이라고 한껏 비웃지는 못하는 약간의 켕김은 무엇일까? 숙제로 가져 간다.

 

(참고 링크) 

정성껏 작성된 영화평 블로그 : 레인메커

함께 보면 참고가 될 방송클립 : MBC스페셜 당신의 다음 차는 무엇입니까

 

(2010.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