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블로그 왈,
오늘은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날이에요. 여러분이 어린이라면, 어떤
선물을 받고 싶은가요?
(2008.05.05 한참 촛불이 달아오를 무렵 광우병 쇠고기 논란에 발을 담그던 싯점의 글. 지금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쇠고기와 수입고기가 다르지 않다는 점을 나는 인식하고 있음. 미국의 다국적 축산업체가 한국에 팔고자 하는 것은 내장, 뼈다귀 부위라는 것. (갸네들은 먹지 않으니까) 그걸 살코기와 패키지로 팔고자 한 것임. 70월령 이상의 분쇄육은 거의 전량 햄버거에 들어 가며 미국의 기층 민중들의 일용 양식이라고 함. (2008.11.13))
제목은 역시 반어법이다. 먹고 살만 하면 제 정신 갖고 오래 살기 원한다. 특히 일본이 그러한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무쟈게 엄격하다. 최근 '특정위험부위(뼈에 가까운 부분)' 쇠고기가 미국측 물류 에러로 잘못 수입된 것이 발견되어 난리가 났댄다. 요행히 사전 검역에서 걸려 吉野屋(yoshinoya; 요시노야; 쇠고기 덮밥 체인)로 넘어가지 않았다는데 수입상사인 이토추를 비롯, 홍역을 치렀다. 하여튼 이런 사건이 쌓이며 미국측 관리시스템에 의문이 증폭, 사람들이 웬간하면 미국산 수입쇠고기 찾질 않는다.
작금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을 둘러싼 논란의 포인트는 간단하다. 즉, 미국 내에서 자국민에게 유통되는 쇠고기 기준 (개월 수, 부위 따위)과 한국에 수출하도록 최근 합의된 기준이 같은지만 정부가 밝히면 된다.
그거 아마도 한국에 수출하기로 되어 있는 넘들의 기준은 미국내 기준 보다 헐렁하겠지? 식품으로 자국민들에게 팔 수 있는 넘들을 약 먹었다고 싼 가격에 다른 나라로 수출하겠냐? 뭔가 켕기는 넘들이라는 거야 자본주의 세상에 당근말밥 아니겠냐. 만일 그런 경우라면 한국 정부는 자국민에게 이러이러한 사유로 한국인에겐 괜찮다는 설명을 해주면 된다.
근데 아마도 그 설명 어렵겠지? 그런데다 미국에 합의해주기로 하기 직전 공청회 따위를 거치지 않았고 문제가 된 연후 재협상은 안된다고 자빠지고 있는 형국으로 보이는데 이건 곤란하다. 이런 문제일수록 "궁민이 불안해한다"면서 최대한 개길 일이거늘, 뭐가 급해서 그리 빨리 들어줬다니? 게다가 보도된대로 "노무현 정부가 처리할 일인데 설거지해준 셈이니 민주당이 고마와할 일이다"는 말이 한국말이냐, 일본말이냐?
내 지닌 바 가치관이 한국의 '메인스트림'과는 사뭇 달라서리, 이명박 대통령을 좋아할 리 만무하다. 성장주의자인데다 CEO대통령을 자처하고 참모진 재산 평균이 45억원에 미국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를 노래하며 총선 직전 '할 말은 하겠다(얼마나 이쁜 말인가?)'며 대북 상호주의를 천명하여 긴장을 고조시킨 사람이거든. 무엇보다 토론을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는 장치-요식행위-로 이해하고 있다는 의심을 나는 갖고 있다.
그래서 노무현을 비롯한 역대 전 대통령들이 채 못해준 일을 이명박 대통령은 해 줄 수 있으리라 나는 생각한다. 뭐냐면
1. 처절한 과정을 거쳐 비정규직 문제가 심화하여 노동자들이 다름 아닌 자신의 일로 여기게 된다. 한국 경제가 좋아져도 노동자의 삶의 질은 외려 악화됨을 체험함으로써 계급의식이 싹튼다. 이로 인해 진보정치의 길이 열린다. (신자유주의를 적극 따르는 한 시간 문제이다.) 노동계가 몸 사리고 있지만 조만간 노동 행위에 대한 '실정법 위반에 공권력이 엄정 대처'의 시범 케이스가 생길 거다.
2. 미국, 일본, 중국과 FTA체결을 함으로써 한국의 산업 중 취약한 분야를 포기함으로써 그 취약한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특히 농민)이 신자유주의의 구조적 모순을 깨닫는다. 농업을 포기해도 공업에서 벌면 되지 않느냐...면 그럴싸 하다만 조만간 곡물 민족주의가 도래하여 식량 자급율이 이슈가 되는 날이 온다 (일본은 이미 논의되고 있다). 그리고 공업에서 벌 수 있는 게 도대체 얼마나 되는데? (대일본 무역적자가 2007년 299억달러랜다)
3. '하향평준화의 폐해를 바로 잡자'는 근사한 취지 아래 교육 현장에 무한경쟁이 본격 도입되며 사교육비 급증, 청소년 행복지수가 급감한다. 상위 2%가 아니더라도 인간 취급을 받을 수 있는 사회가 아닌 한 해결이 불능임을 한국 사회 구성원들이 절감한다. (문제의 본질은 상향평준화, 하향평준화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을 판단하는 사회적 잣대의 품위 수준이다.)
4. 북한과 긴장 관계 조성을 한 결과 6자 회담에서 소외, 개성 공단 합의 후퇴 등 남북한 경제협력이 난항을 겪는다. 북한 내 협상파의 입지가 약화되고 그 동안 승질 잘 참아 왔던 매파 군부 노친네들이 몇 가지 사건을 벌인다. 그 결과 한국 백성들 중 '무찌르자 공산당'에 가까운 가치관을 가진 이들의 '분단 비용', '평화 비용'의 개념이 잡힌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귀한 체험...님들만 겪으시면 좋을 것을.
5. 도대체 이렇게 되기 까지 언론은 뭐하고 있었던 거야? 사회의 공동선 보다는 특정 계층의 이익을 위해 복무해 온 몇몇 신문, 방송이 주목의 대상이 된다. 다른 분야와 달리 신문, 방송의 보도는 꽤 오래 보존되므로 의지만 있으면 찾는 것은 그닥 어렵지 않다. 닭플레이한 신문의 보도를 되새김한 독자의 눈에 씌워있던 콩깝질이 벗겨진다. (분노가 클수록, 계기로 작용한다는 비극이 있다. 좀처럼 사람은 자신의 인식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이러면서 한국 사회는 점차적으로 발전할 게다. 위의 험악한 비용을 치르지 않고도 발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만,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나. 덩달아 나나 내 아이들도 휘말려 고생하겠지만, 어쩌겠나, 이 땅에 태어난 팔자이겠거니, 계급 의식이나 통찰력이 미처 개안하지 않은 상태의 이웃이 많았던 탓이려니 해야지. 뭐, 저번 대통령 선거에선 현실적 대안이 달리 별 없었잖아?
그렇다고 하더라도 집무 개시 3개월도 안되었는데 지지율 35%는 너무 심하다. 쇠고기는 구조적으로 해명이 힘든 사안이고 촛불문화제는 계속될 것인데 불법 시위에 강력 대처 방침야라...아마도 한 머리 하는 개인들로 구성된 집단일텐데 일들 참 영양가 없게 한다 싶다.
(2008.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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