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2008년 5월이니 1년 전, '정치에 관심이 많은 학생'의 질문에 단 답글. 위 링크를 보면 무척이나 다양한 인식의 스펙트럼을 볼 수 있음. 지식in 내공시스템이 바뀌며 '질문자 인사'가 바뀌었는데, 신고해도 별 문제 없더라는 답이어서 냅두고 있음. 여하간 아래 퍼 붙인 답글에 담은 인식은 크게 변할 것 같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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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03년까지 이른바 '노빠' 반열이었습니다. 그 이후 정치에 관심을 뚝 끊고 먹고사는 데, 개인의 즐거움을 보다 찾는 데 주력했지요. 어느 쪽이냐 하면 지금도 골수 안티조선이요, 한번 계기가 있어 형성된 언론관은 쉽게 변할 것 같지 않습니다. 지금 제게 노무현대통령은 자기연민의 대상입니다. 제가 열렬히 지지를 보냈던 것은 제가 이상형으로 제 맘대로 형상화한 근사한 이미지였다는 씁쓸한 자각이 있는 것이지요. 글치만 어느 쪽이냐 하면 종합점수는 아직 높은 편, 긍정적인 쪽입니다. 지금 따져보면 한국 정치 지형에서 그런 이미지를 체현할 초인은 나타나기 어려운데도, 매우 이른 꿈을 꾸었던 게지요. 왜 그렇게 판단하고 있는지 나름대로 제 생각을 정리할 기회가 된 점, 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우선 언론부터 시작해 보지요. 현대는 이미지 사회입니다. 신문은 1면 톱의 타이틀로 제목 장사를 하지요. 그거 하나하나 자세히 관련 기사 찾고 다른 신문은 어떻게 보는지 따지며 보는 사람 드뭅니다. 1면 톱의 위력이 막강한 것이, 사람은 처음 인식된 이미지를 사실로 믿고 싶어 하며, 웬간해서는 첫 인식에서 얻은 판단을 바꾸지 않습니다. 인간의 한계이지요. 이걸 '일관성의 법칙'이라고 하며, 비지니스에서 첫 인상이 중요하다고 하는 논거로 쓰입니다. 신문이든 방송이든 강조하고자 하는 방향 (논조, 방침)이 있기 마련이어서 그걸 1면 톱 따위 큰 제목으로 구현합니다. 이게 오랜 세월 누적되면 보는 사람(독자)에게 있어 대상(노무현대통령)의 이미지는 점점 고착되지요. '확실해, 틀림 없어'가 되는 겁니다.
웬간히 글 쓰는 공부를 한 이에게 있어서 대상을 이미지화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어떤 대상이든 강약점을 갖고 있고 크고 작은 실수를 합니다. 정치영역은 숱한 이해관계가 얽히는 곳이어서 어느 쪽에 유리한 정책이 어느 쪽에는 상대적으로 불리를 가져다 주지요. 더구나 제가 판단하는 한국사회는 분단 상황에 친일 청산이 되어 있지 않은데다 친미사대주의, 신자유주의, 지역차별 따위가 판을 치는 골수 우경화된 사회입니다. 이런 마당에 '좌파'라는 딱지로 출범한 노무현대통령을 씹고 시간을 거치며 골통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은 일이지요, 신문사의 의지만 있다면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의 '주류'신문 조중동은 반 노무현의 의지가 충만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뭐, 2001~2002년 대선 시기에 애초 화끈하게 반대를 표명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일지 모르지요. 얼마든지 우아하게 '공익'을 앞세워 대통령을 깔 수 있습니다. 그 우아함을 중시하는 이들은 '역시 정론지야'라며 흐믓해 할 것이고 까는 내용을 들여다 보며 다른 신문과 비교하는 이는 '골고루 놀고 있네'라겠지요. 저야 후자입니다. 상당량 변화를 감지하기 까지 제가 조중동의 기사를 표면 그대로 보는 일은 없을 겁니다. 지금 조중동을 비교적 신뢰하는 사람들, 2001~2002년에 그 신문들이 어떤 플레이를 했는지 들여다 보며 자신의 판단이 틀렸을 가능성을 점검할 의지가 있을까요? 왜곡과 침소봉대 수준이 가히 예술의 경지였거늘.
이렇듯 신문사의 논조, 방침은 매우 중요합니다. 비판의 목적을 정책, 모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두어야지 정적의 이미지를 나쁘게 하고 실각하게 하는 데 쓰이면 곤란하지요. 근데 그거 규명이 무지 어렵습니다. 항상 의심의 눈으로 자신의 인식을 재점검하지 않으면 (머리를 비우고 신문을 보면) 신문이 의도한 이미지를 사실로 여기는 것 시간 문제이지요. 무쟈게 피곤한 일이고 이 바쁜 세상에 그렇게까지 시간을 들이는 이 드뭅니다. 그러므로 신문사의 논조, 방침이 소수에 의해 좌우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왜곡과 악의를 원천봉쇄하는 길이 됩니다. 바로 소유와 편집권의 분리이지요. 조중동은 이 분리 못합니다. 실질적인 족벌언론이기 때문. 한국일보도 그 반열에 들어갑니다. 사주가 '이런 방향으로 해'라고 하면 그게 방침이며, 거기 정면으로 개길 기자는 없습니다. 포퍼가 말한 '열린 사회' 시스템이 작동할 수 없는 것이지요.
지금 소유와 편집이 분리된 언론이라면 경향신문, 한겨레신문을 저는 꼽습니다. 편집장을 기자들이 뽑지요. 그래서 저는 비교적 신뢰를 보내는 쪽입니다. 뭐, 신문 보면서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오류(왜곡, 오보, 과장, 축소...)는 없는지 이 악물고 짚어 보는 정도가 조중동 보다는 훨씬 덜하다는 뜻이지요. 2001~2002년 그래도 '상식'(이거 어려운 말입니다. 사람마다 다르거든요)적인 보도를 했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이 신문들,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 역시 요즘 노무현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썩 좋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뭔가 문제가 있긴 있다는 생각을 하는 편이 바람직할 겁니다. 무슨 문제일까?
우선 이중잣대부터 이야기해봅시다. '경제' 말인데요, 이것만큼 집권세력을 씹기 좋은 것이 없습니다. 경제상황은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는 물건입니다. 특히 한국 경제란 세계(주로 미국) 경기를 따라갑니다. 요즘 같이 글로벌 사회가 된 때에 뉴욕, 동경, 서울 주가가 함께 춤 추지요. 자, 주가가 폭락하면 조중동은 신납니다. 슬쩍 집권세력의 정책이 문제 있었다고 한 자락 싣지요. 그거 폭등하면? 집권세력 정책이 좋았다고 쓰는 신문 없습니다. 주가와 경제정책은 항상 같이 가는 것이 아니지요. 그래서 연결시키는 데 무리가 따릅니다. 글치만 어딘가 슬쩍 둔 기사는 노무현대통령을 싫어하는 이에겐 시원한 기사가 되지요. 경향신문, 한겨레신문은 그렇게 무리하며 주가와 대통령을 연결하지 않습니다. 애초 대상이 아니거든요. 어떨 때는 까 댈 소재로 쓰고 어떨 때는 침묵하는 이중잣대는 지지층이든 반대층이든 있습니다. 아예 쓰지 않고 반전되었을 때 '그 때 썼잖아?'라고 상대를 공박하는 편이 낫지요. (일이 생겨서리 잠시 중단...나중 완결하겠슴다)
(다시 이어 씁니다) 어떤 대상을 공격할 때 쓰던 잣대를, 사태가 반전되었을 때도 써 먹기란 쉽지 않습니다. 인간이기 때문이지요. 자신의 예전 행위가 그르다고 인정하기 싫기에 다른 잣대를 계속 만들어 냅니다. 대상에 매몰될 수록, 님을 가열차게 연모할 수록 이런 현상은 심해지지요. 사람이 아니라 문제에 집중하라는 것이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이었건만 사람이기에 어려운 길입니다. 일단 형성된 선이해를 갈아 엎는 것은 그 이의 인생에 혁명적 변화이고, 그렇기에 획기적 계기가 없으면 어려운 일이지요. 친 노무현, 반 노무현 모두 그 범주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건 저 역시 마찬가지이지요. 그 나마 사실 관계를 객관적으로 보려고 몸부림칩니다만, 객관적 인식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 포장이 있을 따름. 이 문단은 한국의 경제 상황이 나쁘다, 정부나 대통령은 뭘 하고 있는 거야? 라던 이들이 주가가 폭등하는 이 시절에 뭐라고 있느냐? 라는 시각, 거꾸로 지금 이렇게 주가가 좋은데 대통령이 잘못했다는 거냐? 라는 시각이 어슷비슷하게 비합리적 논박이라는 주장을 위해 쓴 것입니다. 이중잣대라는 것이지요.
그럼 노무현대통령이 왜 이렇게 평가가 좋지 않게 되었을까? 장기간, (2007-2002)=5년 동안 해 온 조중동의 가열찬 작업이 있긴 있었지만 빌미를 제공한 것은 대통령이라는 게 제 판단입니다. 대통령은 집권 초기에 스스로 지지기반을 붕괴시키는 실수를 몇 차례 합니다. 그의 지지기반은 호남, 노동계, 민주 개혁 세력, 반미 자주 세력 (참 말이 이쁩니다만 정의하기 어렵지요) 따위였는데요,
1. 집권하자마자 대북송금 특검을 용인합니다. 그 결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며 햇볕정책 전도사인 임동원 전 국정원장이 처벌되지요. 햇볕정책에 지지를 보내던 이, 김대중 대통령을 지지하던 이들이 상처 받습니다. 논리계에서는 정합한 행위였을지 모르지만 현실계에선 부적절했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개기며 명분을 쌓아 (상처 받을 이들을) 설득할 일이었지요.
2. 집권하자마자 후단협 응징론을 허용합니다. 주로 열린우리당 수뇌부에서 나온 말인데, 후단협이란 2002년 대선 전 국민경선으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된 노무현 후보를 제쳐두고 보다 당선가능성이 있는 정몽준을 밀자고 주장하던 이들을 말합니다. 저도 이들에 대해서는 당시 이를 갈았습니다만 보다 세련되게 정계를 떠나게 할 수 있었다고 아쉬워 하지요. 결국 이들의 역 이미지 조작으로 호남소외론이 득세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더니 호남을 배신했다는 말이 대중에 설득력 있게 되어 버렸지요.
3. 집권하자마자 처음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이 아니었다면 지금 나는 수용소에 있을지 모른다"는 발언을 합니다. 말의 맥락을 떠나서 반대진영, 조중동으로서는 호재였지요. 없는 것 말하는 것도 아니라 떠들어대기 좋은데, 미선이 효순이 촛불 집회로 마음을 모으던 이들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이러저러한 사건들이 쌓이며 2002년 대선 기간 노사모로 대표되는 지지세력들이 가졌던 이미지가 겹겹이 깨져 나갑니다. 탄핵정국을 거치며 다시 결집되는 듯 했습니다만, 결국 노무현 대통령은 '현실 정치인'이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제 판단으로는 노대통령은 좌파 우파에 대한 개념이 그닥 잡혀 있지 않은 평범한 수준의 대한민국 사람입니다. 즉 반대진영이 '좌파', '빨갱이', '위험한 넘', '자칫하면 나라 말아먹을 넘'으로 딱지를 붙이지 못해 안달인데 노대통령 자신은 흔히 주위에서 접하는 우파 성향의 정치인인 것이지요. 미국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대추리를 아작 내고, 기업이 우선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 것 아냐? 해서 노동계를 작살 내고, 나라의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해, 이 길 밖에 달리 없어...하며 한미FTA를 밀어 붙였지요. 결과가 어찌 나올지 지금 말하기 이릅니다만 한미FTA는 과정이 졸속 추진이었다는 의심을 저는 갖고 있습니다. 정권 말기에 꼽을 만한 업적이 필요했다는...그래서 농민들이 희생되었다는...세상에 '경쟁력'을 우선하여 신자유주의를 따르는 좌파라니.
위에 열거한 것은 제가 현재 갖고 있는 이미지입니다. 하나하나 따져들어가면 사실 관계가 달라질 것도 있겠지만 큰 차이는 제게 없을 겁니다. 요약하면 노 대통령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선행되었고 그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이 컸다는 겁니다. 연모하던 이가 갖고 있다고 믿었던 특질이 실제로는 없었다는 걸 깨닫는 순간, 대개의 사람들은 상대를 쥐길 넘으로 만듭니다. 실제 나빴던 것은 지맘대로 환상을 가지고 황홀뿌듯해 하던 자신의 인식이었는데 말이지요. 노무현 후보는 2002년 대선 기간 동안 수 차례 "나는 사실 여러분이 말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기대가 부담스럽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현실정치인이라는 것이지요. 글치만 당시 지지하던 이들은 그런 모습 마저 겸양을 갖춘 인격의 발현이라고 평했습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것 만으로도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진일보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존재 자체가 미덕인 사람이라는... 즉, 노무현 대통령은 마이너리티가 정권을 잡은 희귀한 존재입니다. 이런 선례, 사례가 쌓여 사회는 천천히 발전하지요. 그리고 지금 대통령 욕 아무리 해도 잡아가지 않습니다. 작금의 대통령 권위 수준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저는 여깁니다. 대상이 신격화될 때 민주사회는 위험한 법이거든요. (박정희, 김일성, 히틀러의 경우)
너무 길어졌네요. 노무현 대통령은 승부사이지 철학자는 아닙니다. 확고한 가치 체계가 잡히지 않은지라 현실의 곳곳에서 승부수를 날립니다. 정치인으로서 그 감각은 매우 탁월하지요. 글치만 애초 천명했던 '원칙에 충실한 바보' 이미지는 더 이상 없습니다. 실리주의를 우선하다 보면 원칙은 불필요한 고집으로 여겨지지요. 그래서 어떨 때는 논리계, 어떨 때는 현실계를 넘나 들게 됩니다. (그래야 자기 방어가 손쉬워지니까) 인기가 높을 때는 그래도 됩니다만, 오랜 세월 잽을 맞아 그 충격과 피로도가 누적된 지금은 양 쪽에서 욕만 먹을 따름이지요...
이 정도면 님의 질문에 대한 답은 다 쓴 것 같습니다. 요약해서 써 보지요.
1. 제가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있나요?
제 판단의 대상이 아니네요. 다만 노무현대통령이 굉장히 정치를 잘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자신의 지지기반에 반하는 정책을 어쩔 수 없이 펴더라도 상처를 어루만지는 방식을 택할 수 있었지요. 글치만 그는 논리계(이 방법이 더 옳다. 지지자들은 나중에 이해해 줄 것이다.)에 입각하여 그 과정을 생략했습니다.
2.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이 그렇게 잘못을 했나요?
정치 행위에 단시간에 판별될 정답이란 없습니다. 다만 그것을 포장하고 논리를 세워 지지기반을 설득하고 함께 가는 작업을 (결과적으로) 노대통령은 이뤄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제 판단으로 악의를 갖고 있는 반대진영으로 하여금 공격할 재료감을 별 고려 없이 공급한 것이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3. 또 노무현 대통령이 무얼 그렇게 잘못했나요? (생략합니다)
4. 노무현 대통령이 잘한 것도 적어주세요!!(필수)
말하는 이 마다 가치관이 다르니 답도 달라질 질문입니다. 제게는 위에 적었다시피 노대통령의 당선 자체가 사례입니다. 꿈을 꾸는 이들이 모이면 거진 기적도 만들어낸다는 점, 소수파라고 하더라도 끈질기게 세를 합하면 정권을 잡을 수 있다는 점 따위 선례가 조금씩 변화하는 사회의 거름이 됩니다. 그리고 조중동과 끝까지 영합하지 않고 언론 정책을 밀고 나가는 것 또한 가산점 대상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햇볕정책을 계승하고 대북사업을 추진, 6자 회담에서 주역으로 한국을 위치시킨 것 또한 잘한 일입니다. (아무 정치적 이득도 얻지 못하고 경수로 부담금을 떠 안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비교되는 대목) 아주 황당했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 시기에도 대한민국 망하지 않고 잘 굴러 왔습니다.
제가 가장 꼽는 노대통령의 치적은 정치 자금을 까발랐다는 점입니다. 이것 역시 집권 초기의 이야기인데, 다 같이 까고 죽자고 제안을 해서 특검이 도입되었지요. 한나라당 차떼기가 드러나고 대다수 사람들이 웬간해서는 뒷구멍으로 정치자금 뒷거래는 못하게 되었지요. 이것이 상징하는 바, 예전에 대통령들이 누리던 특권을 상당 부분 없애고 (검찰을 시녀로 부리던 시절에 비해 검찰과 긴장 관계를 조성했지요. 언론과도 마찬가지) 아래로 권한 이양을 했습니다. '민주적'이지요.
5. 전 조-중-동 인간들이 반 사기꾼이라고 보고싶습니다. 아닌가요?
동의합니다. 글치만 이걸 대중이 인식하려면 눈에 띄는 사례를 모으고 공감할 만한 토론 과정이 필요합니다. 무쟈게 피곤하고 시간 걸리는 일이지요. 일단은 자기 자신이 조중동을 좋아하는 이의 시각으로 찬찬히 모든 언론의 논조를 관조해야 하는데요, 최소 3년 공부해도 스스로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그렇지 않는 한 선이해(편견)에 얽매여 증오로 울부짖는 목소리로 치부되기 쉽상이지요.
6.그리고 왜 조-중-동 사람들은 왜 그렇게 노무현 대통령을 괴롭힙니까?
조중동과 노대통령 사이에는 악연이 있습니다.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기득권 세력이 걸어온 인생과 노대통령의 그것은 매우 드라마틱한 차이가 있지요. 노대통령이 득세하면 자신들이 걸어온 인생, 살아가는 방식이 부정되는 불쾌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2002년 대선에 무리를 해서 노골적으로 쏟아 부었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한편 노대통령은 조중동과 대립되는 모션을 화끈하게 취함으로써 지지세력을 결집했습니다. 서로 이용한 측면은 있지요.
대통령이 이 나라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 다 알면서도 반노친노 극명하게 의견이 엇갈립니다. 사실 경제정책만 하더라도 대통령이 모든 세세한 사항 알아서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요. (그렇게 된다면 오히려 우려할 일입니다) 대통령은 지휘자이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사람은 아니지요. 글치만 바이올린이 꺽꺽거릴 때 대다수 백성들은 지휘자를 욕합니다. 그러려면 애초에 바이올린 주자를 임명하는 과정, 평소 지방선거에서 부터도 그에 상응하는 관심을 보일 일이거늘. 하기 좋은 말입니다만 지금처럼 노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상극으로 치달았을 때에는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하기 이릅니다. 한 50년은 지나야 어슷비슷한 평가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아직 까마득히 먼 미래의 이야기인 것 처럼.
마지막으로, '사실'과 '진실'은 다릅니다. 조중동이 즐겨 보도하는 방식이 "미국언론에 이런 게 실렸다"식의 인용인데요, 그건 '사실'보도입니다. 설령 그 미국발 기사에 담긴 인식이 틀려보인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자사의 입지에 유리하다면 그냥 싣습니다. ('사실'이니까) 그 이면에 있을 발언의 배경, 대립되는 세력들의 역학 관계를 따져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이 이른바 '정론지'이지요. 그리 하는 거 보기 드물다, 나아가 '사실'들의 가중평균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도록 비틀고(왜곡), 튀기고(과장), 쪼그라뜨린다(축소/은폐)는 인식을 저는 갖고 있습니다. 이 인식이 정합하다고 다른 이에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두루 여러 매체의 시각과 비교하며 자신의 판단이 틀릴 가능성을 경계해야 하지요. 오랜 만에 많은 분량의 글을 적었는데 영양가는 의문이네요. 걍 참조하고 넘기십사 합니다. (2007.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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