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까락 운동/방사능

방사능 경제학 (측정기)

섬그늘 2013. 11. 27. 09:41

유심히 보신 분은 깨달으셨겠지만, 나는 이 '방사능'게시판 글을 진지모드, 극조롱모드의 2가지로 쓰고 있다. 이 글은 다 접한 후에 보는 이를 위한 것이며 후자이다. 아직 못보신 분은 둘러 보고 오실 것을 권한다.


다른 글을 맨 위로 올리려고 비공개로 바꾸었던 글인데, 2014-11-30 01:22 인연의 신비함, 깨달음이 있어 공개로 전환한다. 거듭 쓰는 바, 아직 '일본산 전면 수입 금지'를 당연히 여기는 이라면 시간을 갖고 충분히 둘러 보고 오시라.


(경고 : 이 글은 글 쓰는 이 자신의 발암 확률 증가 억제를 위해 스트레스를 풀자는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한국 경제와 상관 관계는 눈을 씻고 봐도 찾기 어려움. 다시 말해 대의를 빙자한 놀이에 불과하므로 혹여 지나다 우연히 본 이라면 복장 터지는 수가 있으니 조심 바람. )


아래 글을 쓰고 다시 생각 하니, '줄 지어 떼 지어',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둘 중 하나만 고를 이유가 뭐란 말인가? 고민될 땐 판을 바꾸면 된다. 모두 다룰 수도 있는 일 아니겠나? 가곡 '명태'의 첫 구절이 '검푸른 바다'라...내 본격적인 이빨 풀기 게시물의 제목은 그래서 생겼다. (누가 물어 봤냐...)


내 좋아하는 게임 분야가 RPG인데, 소싯적 침식을 잊게 했던 울티마4가 생각난다. 거의 내 인생의 게임 반열인데, 시작하면 주인공은 낯선 세계의 어느 항구에 떨어져 있다. 뭘 하자는 게임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고 모험을 하며 계기를 만나 각성하고 동료를 모아 먼 길을 걷는다...뭐, 그런 겜이다.


나 역시 한 동안 아무 생각 없다가 계기를 만나 방사능 세계에 들어와 버린 셈. 예전 게시물의 '백선수'가 한 강연을 듣노라면 '측정기'라는 꽤나 중요한 키워드가 나온다. 표고버섯을 쟀다, 모금해서 측정기 샀다...그걸 듣고서야 사태 본질에 대한 감이 확 왔는데, 명태가 헤엄치기 시작한 시기는 아래 자료에서 가늠할 수 있다.


자료7. 방사능 측정기 사용에 관한 보고 (김익중 Facebook 2012-03-06)


오늘 주제가 그 측정기인데, 요즘 없어서 못 판다는 휴대용 방사선 측정기 업체에 내가 무슨 억하심정이 있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밝혀야겠다. 사실 남 잘 되는 것 보면 배가 아픈 것이 인지상정인데 그걸 솔직히 적는 건 게시물 품위가 걱정되...실은 난 품위나 고상과는 친한 사이가 아니며 반핵환경 운동의 대의, 사회 발전엔 별 관심 없다. 어쩌다 30시간 한 기본 공부, 투자 대비 효용극대화를 위해 두들기는 쾌감을 추구하는 거다. 자본주의잖아?


그럼 오늘의 주제, 일반 가정에서 방사선 측정기 사서 식품 마다 찍어보자는 게 왜 뻘짓인가?


가장 밑바닥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올라와 보자. 우선 분자의 세계, 세슘 한 분자라도 잡아내는 측정기란 세상에 없다. 암만 떼돈을 들인들 인류는 아직 그런 거 못 만들어낸다. 분자가 웬만큼 모이면 질량분석기 따위로 잴 수 있는데 억 단위 쉽게 넘어가는 값에 무게도 장난 아닐 거다. 20-100백만원 한다는 휴대용 측정기와는 체급이 다른 것이지.


그럼 뭘 재나? 방사선 에너지의 세기를 잰다. 구글 '방사능 측정기' 검색, 아래 두 사이트를 보시라.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 허와 실..."그것이 알고 싶다" (대덕넷 박은희 기자 2013-11-11)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 허와 실 (식품 방사능 측정 등)(입질의 추억 티스토리 블로그 2013-10-07)


또 강호기인이사들을 만난 기쁨. 위 울티마4 역시 천신만고 끝에 동료를 하나씩 만나는데, 하나 같이 그냥 파티에 합류하지는 않는다. 여튼, 시료가 내는 에너지의 크기를 잰다는 뜻이며 세슘과는 무관하다.


더구나 예전 글에 다뤘던 '칼륨40'이 있다. (위 입질의 추억님 티스토리 참조) 체내 4,000 Bq이 항상 들어 있으며 섭취 방사능 반을 차지하는 넘이다. 어쩌다 들어올 세슘과는 단위가 다른 분량을 자랑하는 넘들인데, 웬만한 감도로는 이거 못 잡아 낼 걸? 미량 세슘 대비 월등 큰 그 수량 마저 감지 못하는 측정기가 무신 소용이겠냐.


(몸 무게 60kg이면 칼륨40의 농도는 4,000/60 = 67 Bq/kg 되겠다. 세슘의 내부피폭 효과는 칼륨40의 2.5배라니 세슘 환산 67/2.5 = 27 Bq/kg. 이 정도는 잡아내리라는 기대감이 있겠지? 근데 그럴 수 있는 휴대용 측정기라면 들고 지하철 탔을 때 엄청 큰 수치가 떠야 한다. 주위 사람들과 상호 따땃하게 피폭하기 때문이지 --+ )


그럼 측정기 없이 어쩌란 말이냐, 어쩌다 엄청량 방사능 물질이 들어 오면 큰 일이니 이거라도 산 건 잘한 짓 아니냐...는 항변은 있을 수 있겠다. 그런 분은 다음 단계로 흙을 찍어 보시라. 예전 게시물 자료2의 91페이지, 토양 방사능 농도를 보면 서울 땅의 칼륨40 농도가 900 Bq/kg 수준이다.


2004년 데이타라니 10년 지난 지금 수치가 얼마나 변했을까는 걱정하실 필요 없다. 반감기가 12억년 이상이라니 바뀌어 봐야 새발피일 거다. 다만 수치 편차를 유심히 보면 얼마나 믿을 수 없는 (채취 장소에 따라 들쭉날쭉하는) 수치인지 가늠할 수 있다.


여하튼 그 무시무시한 표고버섯 (세슘 2.2 Bq/kg)은 고사하고 그 수백배 함량의 흙을 찍었는데도 수치 안 나오는 측정기라면...돈 주고 산 거 차마 버릴 수는 없고 아령 따위로 재활용하거나 안방에 모셔 놓고 그래도 여기 까진 했어...자기 위안용으로 삼으시라.


덧붙여,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흙 찍었을 때 수치 나오는 정도의 감도를 가진 측정기 사는 건 고려 않는 것이 좋다. 빈대 잡고 초가 태운다고 집안 말아 먹기 딱 좋게, 악 소리 나올 정도로 비쌀 거다. 그러니 앞으로 쌩돈 버리지 않으려면 대충이라도 어느 정도 위험인지 따지며 머리 운동을 가끔 할 일인 거다. 


...위 대덕넷도 그렇고, 이공계 과학계는 원안위 포함 목소리를 정합하게 지속적으로 낸 것으로 보인다. 근데 이 정도 처참한 결과는 사람들이 거들떠 보지 않았다는 뜻이니 사회 모든 기능의 기업화를 가없이 추진하는 현 정부가 무능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내가 기획하고 있는 시상식의 상위권에 무난히 안착하시겠다.


시상식이란? 이 난장에 이바지한 정도를 엄정히 심사하여 수상자를 발표하는 거다. 정계, 미디어, 교육계 따위의 중량급 인사 등장. 그랑쁘리 대상인 세슘 메달이야...백선수가 맡아 놓은 상태이고 그 밑으로 나무, 금, 은, 동메달을 드릴 생각이다. 현란한 잔치 후 논공행상이 빠질 수는 없잖나.


아, 나무(木)는 '자연산', 친환경 그린을 상징하며 언론계가 가져갈 것이 거진 확정적이다. 다만 어느 언론사가 그 광녕을 안을 것인지가 난형난제, 잘 모르겠다. 참가 특별 행운 아차상도 있을 터이니 기대하시라. (2013-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