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까락 운동/방사능

네메시스님과 나눈 대화 (1/6)

섬그늘 2014. 1. 1. 09:05

갑오년 새해 아침,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의 새해 설계가 알차길 빈다. 나는 '바람직한 2014년 말 나와 내 가족의 모습'을 예년 수준을 업데이트해서 머리 속에 그리고 있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바, 그 중 하나라도 근접한 그림이 된다면 바랄 나위 없이 고마울 일. 그러자면 작년 보다 책과 친하게 지낼 일, 태블릿으로 독서할 방법을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봐야겠다.


아래 대화는 내가 이 논란에 발을 디딘 후 나눈 가장 품위 있는 대화. 교정하거나 보완할 포인트에 도달하게 하는 인식을 건네 받는 것은 즐겁고 고마운 일이다. 길어져 별도 게시물로 올리고 날짜로 버전 관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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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작가님 Car Strory 블로그에서 네메시스님과 나눈 대화


네메시스 2013/12/28 20:51  님과 같은 고민을 했고, 하는 사람입니다. 일본에 너무나도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고, 꼭 가보고 싶은, 개인적으로 의미가 큰 장소도 있습니다. 제 인생의 반을, 언젠간 그곳에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원전 사고 전에 갔다왔으면 좋으련만, 그 때는 일이 바빠 하루도 제대로 쉴 틈이 없어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최근에서야 다시 가는 걸 고민하다가, 결국은 안 가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과학은 제 전공분야가 아니므로 과학적 근거를 댈 수는 없지만, 실제로 낮은 확률로 병에 걸리게 된다고 하더라도, 확률게임에 스스로를 내던지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분명 일본에 50년 넘게 살아도 아무 탈 없는 사람도 있겠죠. 일본 사람들 대다수가 별 문제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 방사능의 영향은 있을 것이고, 그 영향 받는 범주 안에 운이 없으면 내가 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분명 영향이 있을 거란 건, 우크라이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서 잘 알고 있습니다.

엑스레이, CT, 비행을 통한 방사선과 일본 내 체류를 통해 얻어지는 방사능이 다른 점은 내부 피폭의 여부인데요, 이 내부 피폭은 음식물로도 이루어지지만 호흡을 통해서도 시작될 수 있습니다. 저는 물과 음식물을 다 휴대용으로 싸갈 생각을 했음에도 호흡기를 통해 들어올 방사능 물질이 무서워 결국 일본 여행을 포기했습니다. 도저히 갈 수 없는 이유들이 많은데, 가겠다는 의지와 나는 괜찮을지도 몰라,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일본 여행을 정당화 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머리가 계속 어지럽고, 혼란스러웠습니다. 최종적으로, 제 판단 기준은 단 하나였습니다.
이 주장을 해서 얻어지는 게 있는 쪽은 어느 쪽인가?
학자들, 의사들,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로 원전은 위험하다, 입니다. 이들이 주목받거나 이름을 알리려고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신빙성 없는 말을 했다고는 보기 힘들죠. 이미 안정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그런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뭐가 있을까요?

다수의 일본인들, 일본 정부, 일부 일본 학자들은 위험하지 않다고 합니다. 국익과도, 개인의 거주 합리화에도, 국민의 마음의 평안과도 연관이 되어 있죠. 직접적 이익이 연관되어 있단 말입니다. 일본이란 나라가 계속해나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입니다.
거짓말을 해서 이득을 볼 수 있는 쪽은 어느 쪽입니까?
생각해보면 답은 바로 나옵니다.

그리고, 자세히 말은 할 수 없지만 최근 일본에서 몇 년 살다온 지인이 최근 겪은 일을 보니 잠깐의 체류도 위험할 수도 있단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내가 아니면 내 미래의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입니다. 네, 그 영향이 얼만큼의 확률로 나에게 다가올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잠깐 내가 추억에 젖어 즐겁자고 그 위험을 택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평생 즐길 추억을 일본에서 만들 수도 있겠죠. 하지만 만에 하나 그 잠깐의 체류가 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면 추억도 빛이 바랩니다. 저는 늘 살면서 최악의 경우에 대비를 하는 성격이라, 저로서는 엄두가 안나네요. 결국은 리스크를 얼마나 감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본인의 선택입니다. (사실 저는 한국에 거주하는 것 자체도 불안해서, 다시 미국으로 취업해 돌아갈까 생각중입니다. 물론 세계 어디에도 온전히 안전한 곳이 있겠습니까마는.)

혹시라도 가시게 되면 빵이나 스낵, 햇반, 컵라면 등을 싸가지고 가세요. 기내용 수화물이 아닌 부치는 짐에는 물도 들어갈 수 있으니 물도 외국 생수 사서 싸가지고 가십시오 (일본내 유통과정에서 방사능 물질에 오염될 가능성 하나까지 차단하고 싶다면요). 마스크도 코까지 가려지는 좋은 걸로 준비해서 가시구요. 조심해서 나쁠 건 없습니다. 조심해서 아무일도 안 일어나면, 에이- 괜히 너무 조심했네! 하고 툭툭 털면 그만이지만, 조심 안했다가 혹시라도 무슨 일이 일어나면 그거야말로 인생을 망치는 일입니다.


섬그늘 2013/12/29 13:27  네메시스/ 아마 한국엔 님과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즉 1. 초기 강렬한 인식이 있었고 2. 주위 많은 사람들이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위험하다'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3. 일본발 데이타를 신뢰할 수 없는 이. 4. 과학 전공이 아니라시니 따질 엄두가 나지 않는 이.


제 대화 대상 중 가장 중요한 분을 만났네요. 믿기 어렵겠지만 저는 님이 '근거 없는 의심'에 시달리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어처구니 없는 문장이겠지만 아래를 계속 봐 주세요.

1. 초기 강렬한 인식. 2011년3-4월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오염수 문제로 여전히 불안이 남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말 최악은 면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2년 지난 지금, 예전 공고히 자리잡은 인식이 있어 어느 정도의 위험도인지 짚어보지 않게 한다는 점입니다. 이 논의를 할 때 가장 힘든 점입니다.

2. 다수가 가는 길. 판단이 어려울 때 기댈만한 것이 '다른 사람 대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문가들은 뭐라고 말하나?' 입니다. 이 역시 확률의 문제여서 일상의 판단은 대개 맞아 들어 가며, 저 역시 다른 사안에선 그러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사안에 있어 한국과 일본의 대부분 사람들이 취하고 있는 자세는 불성실하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매우 위험하다', 일본은 '정부와 매스컴이 타당하다'.

3. 다른 곳에도 적었듯 전 일본 삽니다. 심리적 위안이 아니라 정말 어느 정도 위험인지 들여다 본지 8주 되어 갑니다. 2년 전에 비해 지금은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일상을 위협할 정도의 위험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지요. 그렇지만 그래도 모르는 일이므로 자료를 접하면 '현재'가 위험하다는 주장과 근거가 있는지 눈이 먼저 갑니다.

일본정부와 매스컴은 '불안을 부채질하지 말라'라며 초기 피폭을 방치한 혐의가 있습니다. 그 잘못을 질타하는 블로그, 일본에 꽤 많습니다. 그런 블로그를 저는 상대적으로 신뢰하는 편이며, 그 곳들에서 '2013년12월 현재 무척 위험하다'는 데이타를 제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4. 아직 안 가본 길이어서 과학적 소양 탓에 점검하지 않은 이 많아 보입니다. 근데 제가 가보니 별 게 아닙니다. 중2 수준 수학, 고1 수준 화학 지식만 있으면 스스로 바닥(정말 모르는 지점)까지 갈 수 있습니다. 20분만 쓰면 전체 윤곽을 잡고 각개격파를 시작할 수 있을 정도, 그 길잡이 게시물을 '명태, 내 사랑하는 벗들'이란 제목으로 만들어 두었습니다. 꼭 읽어보십사, 혹여 제 인식에 정합하지 않는 곳이 보이면 일러주십사 부탁합니다.

님은 '근거' 없이 불안해하고 계십니다. 따져보면 20.0000%의 발암확률이 20.0001% 수준으로 늘어나는 위험을 두고 매우 차이가 크다라고 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LNT모델 계산이라는데 이 수치도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아예 인류가 모르는 영역입니다.) 글치만 그건 개인의 주관적 판단이므로 존중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걸 주위에 전할 때는 달라집니다. 님은 다른 이에게 '이러는 것이 좋다'고 충고하고 계시며, 그럴 때는 근거를 담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님의 지금 글은 다수에 기댄 추론, 역다수에 기댄 추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요. 저는 님의 선의를 믿습니다. 이 사안은 근거는 없지만 선의에 기반한 속삭임으로 불안이 사회 전체에 퍼진 유형입니다. 다시 짚어보십사 부탁합니다.


네메시스 2013/12/29 15:49  일 때문에 길게 답변은 못 남김깁니다. 현재 누구도 방사능의 위험에 대해서 확률적으로 정확하게 추론할 수는 없다고 생각되어집니다. 설사 미래에 심각한 병이 발병한다해도 그 인과관계를 정확히 계산해낼 수는 없죠. 그럴 때는 가장 안전한 길을 선택하는 게 정답이지요, 적어도 개인의 건강이라는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요.

저는 님께서 생각하신 유형에서 두 가지가 덧붙여집니다. 5. 주변에 방사능 전문가를 가진 이, 6. 주변에 체르노빌과 일본에서 원전 사고 당시를 포함해 몇 년을 살았었고, 현재 장애 및 중병이 발병한 사람들이 있는 이, 입니다.

제가 님께 도리어 여쭙고 싶습니다.
님은 다른 이에게 '이 편견을 깨라' 고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유행병처럼 번진, 지나친 걱정을 버리라는.
그래서 남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렇게 해서 공공선에 득이 되는 것이 무엇입니까?
지나친 걱정 때문에 일상 생활에 막대한 지장이 있거나 삶의 질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 아닌 상황에서, 일본에 대해 '덜 위험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위험하다'는 인식을 가지는 것보다 나은 점은 무엇입니까?

님 또한 방사능 전문가가 아니시기에 웹에서 모은 자료만으로는 주장을 전개하기에 한계가 있으실 수도 있다 사료됩니다.
게다가 일본에 살고 계시므로, 좀 과장해서 말하면 몇 몇 일본인들이 보이는 행태처럼 인지부조화를 극복하기 위한 개인의 정당화가 아니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물론 아닐 거라 믿습니다만). 글쓴님은 아직 일본에서 충분히 방사능의 영향력이 나타날 만큼 살아보지 않으셨기 때문에 영향이 있다, 없다, 일부 사람들의 지나친 걱정이다, 를 말씀하시기엔 이르지 않을까요. 제 우크라이나 친구들이 데려왔던 자국 청소년들을 통해 전 체르노빌 사건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장애와 고통을 가져왔는지 직접 눈으로 봤습니다. 방사능의 영향인지는 모르나 일본에서 일 때문에 몇 년 살았던 지인의 아이에게 뉴스에서나 보았던 증상들이 시작되었습니다. 누구도 그 인과관계를 확실하게 추론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영향이 있었다고는 생각하게 되는 게 당연합니다. 저의 방사능에 대한 생각은 일본 정부처럼 '문제 없다'는 것도, 한국의 여론처럼 '죽을 만큼 위험하다'는 것도 아닌, '운이 없으면 건강에 위험이 충분히 있을 수도 있다' 입니다. 그것을 대비하는 것은 개인으로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 사료됩니다.

제 글의 전반에서 저는 제가 왜 안 가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는지를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는 안갔다는 것이지만, 마지막에는 분명 일본에 가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라 했습니다. 짧게 가는 거면 음식을 준비해 가지고 가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했고요. 그런 '충고'를 받아들이는 것 역시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따지면 님 역시 웹상에서 꾸준히 '충고'를 하고 계시는데, 님께서 바탕으로 하시는 그 근거들의 신빙성은 얼마나 있는 것입니까? SCI급 논문 impact factor라도 가지고 얘기하실 겁니까?

저야말로 님께 여쭙고 싶습니다. 님께서 원하시는 건 무엇입니까? 다른 사람들의 일본 여행에 대한 심적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한 것입니까? 한국 사회가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지적입니까? 그것이 과열인지 아닌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 일입니다. 이런 지적에서 어떤 생산적인 담론이 새로 생성될 수 있는지요? (물론 지적인 탐구 그 자체가 목표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렇다면 학자적 양심에 의해 행동하신다 생각하겠습니다.)


섬그늘 2013/12/29 19:10 네메시스/ 님의 답글을 받고 기쁩니다. 오늘로 제가 '방사능 식품' 논란을 시작으로 이 문제 '일본의 방사능 문제는 얼마 정도의 위험인가'를 들여다 본 지 8주, 이 곳을 비롯한 게시판 3곳에서 작업한지 4주인데 지금 제가 접한 정도의 문제의식, 성의를 가진 메아리를 접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마도 님은 이 게시판에 제가 해온 작업, 제가 참조하십사 한 제 블로그의 게시물을 읽지 않으셨을 겁니다. 읽으셨다면 생략해도 되는 것들이 몇 있습니다만, 진정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게시판의 속성 탓에 간략히 답변 겸 제 요지를 씁니다.

1. 위험도
이른 바 방사능 식품이든 일본 여행이든 방사능이 인체에 미치는 위험도를 0-100으로 설명의 편의를 위해 두었을 때, 후쿠시마 사고 이전에는 한국이 2, 일본이 1 정도로, 거의 위험하지 않았습니다. 사고 후 위험도는 증가했지요. 그 수준을 저는 한국 2.1, 일본 1.8 정도로 봅니다.

다만 위 수치는 나름 계산을 한 것이지만 확실하다고 말할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인류 누구도 모르는 영역입니다.) 제가 어느 정도 규모로 이 사태를 보고 있는지 설명하기 위해서 일단 제시하는 것이며, 님과 제 의지가 있다면 당장이라도 몇 가지 가정으로 수치를 낼 수 있습니다.

2. 제게 남는 것
이 위험도를, 한국의 대다수는 70-90쯤으로 봅니다. 무척 위험하다는 것이지요. (님은 30 정도이지 싶네요) 근데 문제가 달라지면 해법이 달라집니다. '모든 일본산은 위험하다', '일본여행은 자살이다' 수준까지 왔고, 일본여행을 다녀온 청소년이 또래집단에서 무슨 더러운 것을 옮길세라 따돌림을 받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저와 제 4식구는 일본 동경으로 생활 기반을 옮긴 지 8년 됩니다. 한일관계의 불행한 과거를 지나 한일월드컵, 한류 붐 따위로 일본에서 한국의 지위는 '상대해 줄만한 나라'로 바뀌고 있었지요. 이 사태는 이걸 거의 말아먹은 겁니다.

일본정부의 잘못, 한국정부의 무능이 선행되어 있습니다만, 만약 대부분이 제가 위에 쓴 수치에 근접한 정도로 위험을 인지하고 있었다면, 무척 다른 그림이 되었을 겁니다. 어려울 때 위안이 되는 따뜻한 이웃이 될 절호의 기회였지요. 그 복을 한국은 걷어 찬 겁니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사고 후, 방사능을 측정하여 초기 피폭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때, 전 세계에서 (2011년 4월) 5만개 선량계 지원이 일본에 답지했습니다. 한국은 그 중 마지막으로 5월에 20개를 기증한 나라입니다. 그 나마 보낸 걸 최근 확인하고 저는 기뻤을 정도로 한국인 다수의 현재 인식은 제게 실망스럽습니다.

3. 위험 수준의 확인
제 실망의 이유는, 그렇게 어려운 공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는 곳은 '저선량피폭 영역'이라고 부릅니다. 인류 누구도 규명한 적이 없다는군요. 그래서 약간 공부를 하면 그 근처까지 가서 규모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나름 저는 그 지점까지 왔고, 아직 시작않은 이를 위해 지름길, 검색방법을 정리해 두었다는 말입니다. 즉 님이 적으신 수준의 논문까지 갈 효용이 없는 사안입니다.

방사선에 의한 인체 피폭량을 시버트라고 부르며 Sv로 표현한다는 것은 아실 터입니다. 국제권고치는 연간 1 mSv, 평생(70년) 피폭량 100 mSv면 발암확률이 0.5% 증가한다는 것 까지가 알려진 전부입니다. 한국의 경우 발암확률 20%가 20.5%가 된다는 뜻이지요.

방사능의 절대 능력을 베크렐로 표시합니다. 그 베크렐이 결과하는 피폭량 환산이 신뢰할 만 한가, 피폭량이 얼마라면 발암확률은 얼마나 증가하냐 부터는 과학이 아니라 믿음의 영역입니다. 핵공학자, 의료계 의견이 달라 보입니다. 글치만 따질 수 있는 데 까지 하기 위해, 규모를 가늠해볼 수는 있습니다. 즉,

1). 인체 내부는 칼륨40으로 인해 피폭당하고 있습니다. 피폭량은 연간 0.17mSv.
2). 한일 양국에서 지금 따지는 세슘137을 매일 30베크렐 섭취하면 위 수치의 내부피폭량에 도달합니다.
3). 아이를 엄마가 안으면 엄마 몸 속 칼륨40으로 인해 아이는 피폭당합니다. 세슘 100베크렐/kg 함유된 명태 1마리 일년간 먹으면 그 수준 되더군요. 물론 정확한 계산일 수 없는 한계가 위 적었듯 있습니다.

4). 담배 1개피로 인한 피폭량은 0.01mSv라고 합니다. 위 수치는 20개 피우면 도달합니다. 실내 라돈으로 인한 피폭량은 연간 1.3mSv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한국의 많은 이들이 인식하는 위험도 (일본의 70-90)라면, 주위 담배 피는 사람 없도록 어떻게든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적어도 아이 있는 곳에서 담패 피는 인간은 사람 취급하지 말아야지요. (전 담배 핍니다. 적어도 집안에선 피지 않습니다만)

'일본의 위험'을 대하는 자세와 일상에서 위험을 대하는 자세가 아마 대개 불일치할 겁니다. '조심해서 나쁠 게 없다'고들 하지만 들여다보면 조심해 나쁠 게 널려 있지요. 애를 안아도 안되고 만원지하철은 극구 삼가해야 합니다. (상호 피폭)

예전 몰랐던 시절 대수롭지 않게 살아 왔던, 그 정도 수준의 위험인 것이라는 게 제 주장입니다. 문제 구성이 달라지면 해법도 달라져야지요. 일본 당국이 눈 붉히며 검사하도록 하고 한국은 감도 높은 측정기를 보유하여 회전율을 높일 일인 겁니다. 지금처럼 누구도 못 믿겠다 하여 (세슘 못 잡아내는) 휴대용 측정기로 생선 찍어대는 희극 말고 말입니다.

4. 부탁하고픈 것
님의 글을 읽으니, 데카르트의 의심,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지', 포퍼의 '최악을 면하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는 질문을 이미 겪으셨지 싶습니다. 제가 이번에 들여다보며 만난 한나아렌트 역시 잘 알고 계시겠지요. 소크라테스가 말한 '오류로부터 해방'을 추구하는 대화를 님과 하였으면 합니다. 저는 그에 근접하게 임할 겁니다.

저는 나름 구글 검색으로 바닥을 확인할 때 까지 갔고, 일본에 이미 도달한 이들의 블로그로 심화학습을 하는 중입니다. 의사, 원자핵 전공 교수들 3명의 블로그입니다. 저는 제 지금의 인식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속일 가능성을 경계하며 작업하고 있기에, 그런 걸 만나면 옛 인식의 글에 추가할 겁니다.

그렇게 한 것이 지금 보니 27개 게시물이 되었네요. 님과 문답에 이걸 제시하는 것은 지면과 시간 낭비, 효용이 없겠지요. 몇개만 확인하시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디까지 흘러왔는지 가늠하실 수 있을 겁니다. 거꾸로 님의 블로그에 관련 게시물이 있다면 알려주십사 부탁합니다. 그 곳이든 여기든 제 블로그든 장소는 상관 없이, 성실히 대화할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

그리고 주위에 방사능을 전공한 이가 있다고 하시니 드리는 부탁인데, 제 블로그에 담은 인식이 정합한지, 그 분께 블로그의 존재를 알려주시고 (blog.daum.net/ishade 입니다) 조언을 받아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클리앙 게시판 따위에서 나름 교차 검증한 상태입니다만 다른 인식을 전해 받을 수 있다면 고마울 일입니다.


네메시스 2013/12/30 23:05  데드라인이 코앞이라 죄송하지만 님의 블로그에 가서 글들을 살펴볼 여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공들여 쓰셨을 텐데 그 점은 죄송합니다. 제가 만났던 방사능 전문가들은 학교와도 연관되어 있지만 동시에 시민단체와도 연관되어 있어서 방사능에 대한 정보를 학문적이면서도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다만 공통어가 영어밖에 없기 때문에 한글로 써진 블로그를 안내해주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외국에서 만난 사람들이라 그렇습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로 방사능에 대한 글을 작성한 적도 없고요. 도무지 여유가 안나는 상황이기도 하고 불필요한 신상정보 수집에 따른 누출도 꺼리는 성격이라, 사실 이 곳에 덧글을 남긴 것도 제게는 손가락에 꼽을 만한 일입니다; 그저 일본 여행에 대한 미련이 불쑥 생겨 여기까지 놀러왔다고 설명드려야할 것 같네요.

블로그 포스팅을 보지도 못하고 답변 남겨주신 것만 보고 얕은 지식으로 느낀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위험도- 위험도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다'는 상태입니다. 누구도 모르고, 알려지지 않은 위험이라면 그 확률이 단 0.000001%라도 피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이유는, 그 작은 확률이, 현실이 되면 100%가 되기 때문이지요.

더불어, 님의 논리에서 납득이 안가는 부분은, 흡연으로 인한 피폭, 1년에 칼륨으로 인한 피폭이 있는 기타 등등의 예를 들면서 원전 사태로 인한 방사능 피폭을 동류의 케이스 중의 하나로 비쳐지게 하는 부분입니다. 칼륨으로 인한 피폭이 얼만큼이든, 흡연으로 인한 피폭이 얼만큼이든, 거기에 원전에서 유츨된 방사능으로 인한 피폭을 더하게 되는 건 인류에게 득이 될 일이 아니지요. 인체에 득이 될 게 없는 건 확실하고, 온전히 무해하지도 않다면 그 해가 얼만큼이 되느냐의 계산만 남은 셈입니다. 조심해서 좋을 것들이 널려있다고 해서, 거기에 하나를 더 추가해도 괜찮다는 발상은 납득하기 힘듭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피할 수 있다면, 세슘 137(을 비롯한 모든 방사성물질)은 피하는 게 가장 안전한 길이라는 겁니다. 물론 삶의 다른 위협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벗어날 수 없다면, 노출되는 가짓수를 줄여야겠죠.

2. 한국의 대일, 대미 의존도를 생각해 보았을 때 적어도 미국과 일본 앞에서 한국은 아직까지 대등한 위치라고 보기 힘듭니다. 지금은 무역 의존도가 조금 줄은 부분이 있다고는 하나, 수 년 전만 해도 7-80%였고, 그 말인 즉슨 둘 중 한 나라와라도 관계가 틀어져 수출이 어려워지면 한국 경제는 회생불능의 상태로 바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즉, 한국은 일본이 원조 요청을 하면 능력이 되는 한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란 겁니다. 원전 사태가 났을 때 우호적으로 손을 앞서 내밀어 주었다고 해서 동화처럼 아름답게 일본과 형제같은 나라가 되고, 대등해지고, 일본이 우리 나라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정부 차원에서 관계의 변화가 일어날거라 믿기 힘든 상황이란 말씀이지요. 한국 정부도 수산물 수입 등에 대해 강경한 척 얘기하지만 원전 사고 이후로 얼마나 물러터진 정책들을 실시하는지는, 유럽 탈핵화를 시도중인 국가들에서 (지리적 한계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본에서 생산된 것들을 훨씬 까다로운 눈으로 바라본다는 사실을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일본에 도착했다는 선량계, 한국이 스무개밖에 보내지 않은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본 정부와 구체적 지원에 대해서 협의가 어느 정도 되어있는지, 정부 관계자가 아니면 모를 일입니다. 일본 측에서 지원받은 선량계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일고있는 바, 일본 정부에서 선량계 지원이 아닌 다른 지원을 선호하고 있다는 가정에 힘이 실립니다. 지원의 방법도 여러가지이며, 국민에게 공개되지 않는 국가간의 비공개 지원도 드문 일이 아니므로 단순히 한국이 일본의 문제 해결에 냉담했다고 결론지을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3. 더불어, 국민 여론은 원전 사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바꾸어놓을 만한 강력한 힘이 아닙니다. 구조적으로 그렇고, 지금까지의 행태가 그랬습니다. (오히려 추가 지원이 곤란할 경우, 역으로 여론이 이렇다, 며 이용할 수는 있겠지요).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설사 한국의 대책이 여론을 바꿀 수 있다고 해도, 일본 내에서의 한국에 대한 여론의 변화가 가져오는 실익이 얼마나 될지, 저는 그것도 의심스럽습니다. 사실 어느 나라나 그렇습니다. 여론으로 인해 정책이 하나 하나 달라지려면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가 꽤 급진적인 방법으로 제대로 실현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실현되고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4. 이건 여담입니다만, 저도 외국에 꽤 살았었고, 그러다 보면 그 나라에 대해서도 정이 들고, 또 그 나라가 한국보다 경제력에 있어서 우위에 있는 나라라면 좀 우월감이 들 수도 있다는 것 잘 압니다만, 님께서 쓰신 글이 지극히 일본에 오래 사신, 일본을 우위에 놓은 관점에서 쓰여진 글 같아서 사실 저는 좀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사대주의까지는 아니지만, 예를 들어 한국의 지위가 '상대해줄 만한 나라' 라는 건 지극히 일본측을 우위에 둔, 일본 측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고, 그런 표현은 읽는 입장에서 불편하네요. 그에 대한 심리적 해석은 더 하고 싶지 않지만, 그저 좀 더 공정한 글쓰기를 해주십사 해서 끼워넣은 말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이번 사태에 대한 한국의 지원의 부족으로 양국간의 관계를 한국이 '말아먹은' 게 아니라, 국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불확실한 전지구적 위기를 일본이 불러온 것처럼 보이는 사건이고, 그렇기에 당당하게 지원을 요청할 만한 위치에 있지도 않거니와, 표면상으로도 기술이 앞선 나라들에 지원을 제대로 요청한 적도 없다는 것도 고려하셔야 합니다. 덧붙여, 한일 양국의 관계에서 원전 사고에 대한 지원이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작습니다. 수십년에 걸쳐 논의된, 경제적 이익을 둘러싼 민감한 사항들이 많아, 원전 사태에 대한 한국의 호의적인 지원이 실질적으로 가져올 양국 관계의 변화는 거의 없다고 보셔도 무방할 듯합니다.

5. 일본의 언론통제, 여론 통제는 현재 심각한 수준입니다. 일본 지인에게 묻지는 못했으나, 다큐 등에 나왔던 걸로만 보면 방사능에 대한 우려에 대한 언급은 일상생활에서 표출하는 것만으로도 눈초리를 받고 고립될 수 있는 나라가 지금의 일본입니다. 인터넷에 방사능 수치를 개인이 재서 올릴 수 없는 것부터가 단순히 사회 불안 조장을 막기 위해서라고만은 보기 힘들고,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민주주의 국가에서 드물게 쓰이는 통제의 기제죠. 한국에서 방사능에 대한 우려가 적은 것처럼 얘기하면 따돌림 당한다고 하셨는데, 제가 보기엔 그것보다 일본에서 공공연히 방사능을 퍼블릭한 장소에서 이야기할 수 없는 게 더 심각한 것 같습니다. 제 주위에도 가끔 방사능 걱정 안하고 회 드시는 분들도 있고, 일본 여행을 가시는 분들 계시지만, 그 분들이 자신이 가진 의견을 오프라인에서 표출하지 못하거나 하지는 않으셨습니다. 여론의 대세가 좀 더 잘 반영되는 온라인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말입니다. 설사 철없는 한국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 따돌림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해도 현재의 일본에서 방사능이 금기시되는 대화 주제가 될 정도의 사회 분위기는 아니기에, 한국의 여론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셔도 될 것 같습니다.

6. 제가 SCI급 논문 이야기를 했던 것은, 학문의 특성상 완벽한 논문을 쓰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곳에 등재된 논문이라면 그래도 최소한의 국제통용기준에 따라 peer-reviewed 되었으므로 학문적으로 동료 학자들에 대해 인정을 받았다는 증표를 받아 신빙성을 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님께서 더 정확한 자료의 수집을 통해 정확한 결론을 내시고 싶어한단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말씀드립니다. 인터넷 상에 떠도는 수치들의 신빙성은 높지 않다고 봅니다. 더 정확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고 싶으시다거나, 혹시라도 나중에 시간이 나시고 이 주제에 대해 연구를 더 해보실 생각이시라면 ingenta같은 곳에서 자료를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님께 이런 논의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 무엇인지 여쭈었는데, 결국 얼만큼의 위험인가 직접 따져보시는 데에 (그리고 그것을 알려 과열된 분위기를 바로잡는데) 의의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일본에 비즈니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안고 여행할 만큼 대담한 인간이 아닌 저는 글쓴님만큼의 열정으로 자료를 찾아보지는 못할 것 같네요. (저란 사람이 원래 담배, 마이크로파-전자레인지, 자외선, x선, 전자파 등 모든 것에 최대한 노출이 덜 되는 생활방식으로 살고 있습니다. 아예 노출이 없을 순 없지만요). 급히 써내야할 글이 있어 다음 답변을 언제 남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모쪼록 즐거운 대화였습니다. 괜스레 별작가님 블로그에 폐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군요.


섬그늘 2014/01/01 09:22   네메시스/ 바쁘신 중 성의 있게 답글 주신 점 고맙습니다. 어떤 연유든 제 블로그 참조를 아직 않으셨고, 이 게시판에 2회 이상 오지 않으실 가능성이 엿보여 간단히 일단 씁니다.

1. 데이타 - 제가 이 게시판, 블로그에 쓰고 있는 데이타는 출처가 확실합니다. 모두 구글에서 한글, 일본, 영어 검색으로 일치함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사안, 고선량이 아닌 저선량 피폭 영역은 상식 수준의 추론과 데이타로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데 그 보다 깊은 곳은 세포 수준인지라 논문 몇으로 알 수 없습니다. 이른바 전문가들도 모릅니다. 확률이 선형비례하니, 그 보다 낮니 높니 설만 무성하지요.

2. 위험도 - 아주 낮은 확률이라도 자신에게 걸리면 100%이지요. 저는 이걸 '분자 단위 사고의 함정'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광우병 논쟁 당시 변형프리온 처럼, 이미 세상에 퍼져 있어 피할 수 없는 위험이기에 분자 단위로 생각하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해집니다. 어느 정도 규모의 위험인지 가늠하고 (사소하기에) 잊고 사는 게 오히려 건강에 좋은 유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방사선에 의한 인체 영향, 피폭량은 후쿠시마 사고 전 지구 평균 연간 2.4, 한국 3.0, 일본 1.5 mSv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수치가 일본의 2배인 것은 화강암 지형이 많기 때문이라는군요. 사고 후 한국 3.0, 일본 1.6 mSv 정도 되었겠지요. (한국, 일본 모두 실시간 방사선 측정치가 공인기관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님 말씀처럼 될 수 있는 한 노출되는 확률을 줄이려면 기쁘게 보다 피폭량이 적은 일본으로 여행 하실 수 있습니다. (비행기를 탐으로써 꽤 피폭되는 량은 사고 이전에도 이익을 위해서 감수하는 량이니 제외합니다.) 음식물로 인한 내부피폭량은 예전 글에 적었듯 매일 세슘 30베크렐 1년 먹어도 0.17 mSv (= 현재 지구 모든 사람이 겪는 자연산 칼륨40으로 인한 내부피폭량)으로, 단위를 다르게 할 고려 요인이 아닙니다.

3. 판단의 근거 - 위 위험도에서 이른바 '핫스팟'은 제외합니다. 사고 초기엔 심각한 위험 요인이었으나 3년 지났습니다. '별 염려없다'는 암묵적 동의를 지켜내기 위해 눈 붉히고 찾았지 싶습니다. 저는 '현재'의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주로 '정부 못 믿는다' 류의 다양한 계층의 블로그를 참조하고 있는데, 2011년 후반 이후는 제보가 뜸합니다.

남는 것은 '초기 강렬한 인식'이라는 것이 제 주장입니다. 그것 때문에 전체 위험의 규모를 가늠 또는 업데이트 위한 작업 필요성을 못 느끼며, 대다수가 분자 단위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4. 판단의 영향
한 국넷이 어느 정도인지 개략 작업해 두었습니다. 최근 본 것은 '후쿠시마산 잉크젯이라는데 써도 좋을까?', '일제차라는데 피폭 위험이 어느 정도일까?' 수준의 게시물입니다. 후쿠시마 사고는 이미 벌어진 것이고 일상의 위험도가 올라간 것이 사실이건만 이걸 수용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아 합리적 수준의 의사 결정을 저해하고 있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합리적이란? '피폭 총량을 관리하는 삶'을 살 것인가, 규모를 가늠하고 잊을 것인가의 선택입니다. 전자는 실내라돈을 측정하며 환기에 주의 (그 정도 감도의 선량계는 500만원 이상), 주위 흡연자 목 조르기, 세슘 포함된 식품 종류별 구매 선별 (체르노빌 탓에 한국 식품 모두에 있으며 수치 공개되어 있음), 토양 및 대기선량 낮은 곳으로 이사 고려 (역시 공개되어 있음) 식으로 장부를 관리하는 겁니다. 거의 일본발 방사능 수치보다 크거든요.

그런 공부, 대부분 안되어 있을 겁니다. 근데 약간 시간 들이면 됩니다. 그런 이를 위해 지름길을 정리해 두었지요. 그렇게 전체 피폭량 규모를 가늠하고 큰 것 부터 잡아내며 관리하는 이가 '추가되는 것은 곤란하다'라면 저는 납득할 겁니다.

5. 한일 관계
선량계, 일본 정부가 요청한 것 아닙니다. 그 넘들은 애당초 쓸 생각이 없었고 적어도 2011년 5월19일 의회에서 혼나기 까지 5만개 선량계를 제때 배포하지 않은 혐의가 있지요. 2011년7월 이후 데이타가 없는 것으로 보아 그 후 부랴부랴 나눠 줬지 싶습니다.

제 블로그 첫 게시물(11/14)에 적은 바, 제 회사 어느 부서가 한국에 화장품 재료를 공급하는데 '일본산은 곤란해질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답니다. 한국의 대리점이 최근 가져온 한국일보 기사를 보니 '모든 일본산 수입 금지', 가관도 아니더군요. 성숙된 시민 의식 커녕 공포에 질려 전후 잴 것 없이 '우리 동네 오지 마' 하며 저만 살겠다며 바닥을 드러낸 겁니다.

제 작업은 '그 정도 (천박한 몰골을 보일 정도) 가치가 있는 일인가?'란 질문에 답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까지는 '그 보다 훨씬 폼 잡을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지요. 제가 주시하는 것은 한일 대중 간 서로를 느끼는 인식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인식은 한번 굳어지면 변화되기 어렵습니다. 제가 '말아먹었'다고 표현한 대목입니다.

6. 제 작업의 목적
한국의 대다수가 '세슘 한 톨도 위험하다'는 분자 단위 사고에 빠진 것은 크게 2가지, 1) 한국/일본 정부의 '큰 염려 없다'를 '추가해도 좋다'로 이해한 다중(님도 제 글을 그리 읽으신 듯. 방사능은 더해서 좋을 것 없지요) 2) '100만배', '300년'의 김익중 교수의 활약이 있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로 용인할 것인가? 라는 사회적 합의가 없는 상태이지요.

그 합의는 전문가 집단이 치열하게 따지고 시민사회는 그걸 지켜보며 최적점을 찾아가야 할 텐데 그게 생략된 채 넷은 '명태 떼'로 덮여 있습니다. 심지어 '일본 여행 큰 염려 없다'는 어느 의사 글에 '네가 그러고도 의사냐?' 수준 댓글이 작년에 달렸더군요. 저는 한국에 만연한 비과학 몰상식을 걷어내자는 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야 내부를 정비(합의)하고 일부 각성한 일본의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큰 잘못 없다', '큰 염려 아니다'라며 저선량피폭의 어두운 곳에 숨어 진을 친 일본 정부와 일본 대중의 인식을 교정, 정말 큰 위험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아주 지난한 과정의 해법이겠지요.

***

오 늘 것을 포함, 님과 나눈 대화를 따로 게시물로 만들고자 합니다. 그 정도 가치가 제게 있다는 뜻이지요. 다만 지금 님의 글에 비추신 몇몇 판단과 추측은 제 블로그를 참조하시기 전이므로 유보하시는 게 보다 적절했지 싶습니다. 제가 이 작업하며 다양한 계층과 대화하고 있는데 누구도 초기 단계에 제 블로그와 와서 흔적 남긴 이 없습니다. 이 또한 제게는 사유의 대상인데, 님의 글에서 엿볼 수 있는 지성을 감안할 때 아쉽긴 하네요. (제 블로그 관련 게시물의 주된 화두는 '인식'입니다.)

간단히 '제 블로그 보세요'라고 쓰는 게 나았을까 싶을 정도로 지금 댓글에 새 이야기 없음에도 2시간 썼지만, 그래도 시간을 두고 님의 글과 제 댓글을 되새김하면 빠뜨린 점, 보완할 점, 얻는 게 분명 있을 겁니다, 인식을 나누는 효용이겠지요.

저 역시 모처럼 (이 사안에서는 처음) 유쾌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기쁘고 고맙습니다. 새해 아침이군요, 복 많이 받으시고 세우신 뜻 온전히 이루는 한해 만드십사 합니다.


섬그늘 2014/01/01 17:32  네메시스님께는 죄송한 행위가 되겠습니다만 보는 분들을 위해 해설을 붙입니다. 이 분은 제게 있어 보기 드물게 대화가 통할 가능성, 약간의 공부로 초기 강렬한 인식이 결과한 선이해를 뛰어 넘기에 충분한 지성을 갖춘 분입니다. 저는 한국과 일본 양쪽에 각기 다른 이유로 구축된 인식의 철벽을 상대로 작업하고 있으며 이 대화는 그 철벽이 어느 정도 공고한가를 확인할 좋은 기회입니다. 근데 이 분은 그 귀찮은 공부 하시기 마땅치 않은 상태로 보입니다.

즉, 사람은 자신의 판단에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는 속성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생활이 되지 않으므로 인식이 사람을 보호하는 기제라고 하지요. 저 역시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래서 인식은 오류가능성을 지적 받았을 때 끊임 없이 피난처를 만들어 냅니다. 이 대화에서는 바쁘다, 그럴 정도 열정이 없다, 인터넷 데이타 믿을 것 못 된다,..이른바 자기합리화이지요. 저는 이걸 허용할 수 없으므로 그러지 마시고 공부하세요 라는 논지의 답글을 간략히 쓴 겁니다. 과학 소양이 부족하다 한단들 주위에 그럴 만한, 한국어 되는 이 한둘 없겠습니까?

스스로 모든 위험에 최대한 노출되지 않는 생활방식으로 살고 있다고 포지셔닝하셨으므로, 님이 알아보지 않은 채 '대충 사는 사람 아니다'는 이미지로 이 대화를 접을 길은 없도록 답글을 설계했습니다. 다만 개시 시점이 다르므로 시간이 필요한 일일 터, 제가 쓴 시간(몇 군데 밝혀두었습니다)의 30%면 족하리라 저는 생각합니다. 왜냐면 저는 맨바닥부터 자료를 모아 추론의 바퀴를 돌리며 여기까지 왔기에 후에 오는 이를 위해 찬반 양론을 검증하기 위한 검색방법, 신뢰할 만한 데이타 출처를 정리해 두고 그걸 보시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거듭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네메시스 2014/01/02 11:33  저는 님께서 굉장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토론을 지향하시는 줄 알았는데, 댓글을 보니 그런 처음의 생각에 회의가 드네요. 제 말이 불쾌하시지요? 저도 누군가에게 충분한 근거 없이 판단되어지는 것이 불쾌합니다. 죄송한 행위라 생각하셨으면 댓글을 남기지 마셨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덧글 몇 개를 주고받은 일로 제가 타인에게 판단되어지는 기분은 결코 유쾌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공부가 업인지라 자료를 읽고 분석하는 게 어려울 건 없습니다만, 제 시간의 효율적 사용에 대한 스스로의 판단으로 더 이상 파고들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해서 제가 님께 제 판단에 오류가 있었다는 추측과 '자기합리화'를 했다는 비난 섞인 억측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물론 가족과 함께 일본에 사시는 님께는 이 문제가 무척 중요한 일일거라 짐작합니다만, 냉정히 말해 저에게는 휴가를 어디로 가느냐 마느냐에 해당하는, 상당히 마이너한 일입니다. 님과 같은 진지함을 가지고, 님과 같은 중요도와 가치를 부여해, 같은 열정과 시간을 (혹은 비록 30%라고 해도) 투자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이 누군가에게 지적이나 훈계받을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자기합리화를 허용하고 말고의 문제도 님께서 판단하실 사안이 아니신 것으로 압니다. 더불어 인터넷 데이터가 믿을 게 못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제 스케줄상의 시간적 한계 또한 증명할 수 있는 사실임에도 그것을 합리화라고 단정하시며 스스로의 입장을 디펜드하시는 행위 자체가 합리화라고 보여집니다. 또한, 한일 양국의 관계에 상당히 포커스를 맞추셨으면서도 제가 제기했던 정치적 의문점에 대한 깊은 고찰이 없으신 채로 답글을 남기신 것을 보면 결국 손쉽게 반박 가능한 주장에만 대응하시는 건 아닌지요. 모쪼록 온라인 상에서 열린 마음으로 토론하시길 원하신다면 타인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삼가주셨으면 하는 생각과 함께, 저와의 토론이 진정 의미가 있었다 생각하신다면 이 덧글은 지워주십사 부탁드립니다.


섬그늘2014/01/04 12:01  네메시스/ 저는 12/30 쓰신 님의 글을 보고 머리에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약간량 열도 받았지요. 이유는


1. 제 판단에 님은 수준이 됨에도 불구하고 제 블로그 게시물 (20분 분량이라고 12/29 적었습니다) 보지 않은 상태로 장문의 '도망가는' 글을 우아하게 만드셨습니다. 저는 대화에 임하면 상대 글을 3개는 찍어보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님의 이 게시판 글 밖에는 참조 못하는 처지이지만 님은 길이 있지요. 님은 성실하지 않았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을 않은 채 '여담이지만'이라 전제한 후 '섣부른 판단'을 몇 하셨더군요. 1/2, 지금 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족과 함께 일본 사니 이 일이 중요할 거다'라셨는데 그건 제가 한국 대다수와 처지가 다르기에 들여다보는 시각이 다른 이유가 될 수는 있겠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원래 삐딱이거든요)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상태에서 저를 재단하고 계신 겁니다.

2. 공부를 업으로 하고 계시다고 지금 적으셨군요. 그러실 것 같았습니다. 님의 글에서 볼 수 있는 지성이면 이 사안은 별 시간 안 들이고 본질에 닿을 수 있다고 저는 거듭 적고 있습니다. 그리고 님의 수준이면 자신의 선이해와 상관 없이 반론일만한 글을 찾아가 오류로부터 해방이든 자기 확신이든 서둘러 해치우는 것이 자신을 존중하는 길임을 알 만한 사람이지요. 님은 그거 하지 않은 채 '대충 사는 사람 아니다, 근데 시간 대비 효용 없는 주제다'라는 글을 남기신 것으로 저는 읽었습니다.

3. 근데 제 시각으로 보면 님은 이 사안에 관한 한 '대충' 살고 계시는 겁니다. 적어도 이 문장에 대해 님은 반론을 적고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지금 글에서 '손 쉽게 반박 가능한 주장에만'이라 표현하셨는데, 님과 제가 이 이야기를 시작한 것이 '일본 여행의 위험도' 아니었던가요? 저는 데이타 몇 개와 상식적 추론으로 '예전 생각 교정할 가치가 있다'고 하고 있지요. 거듭 쓰는데, 그거 별 시간 안 걸리는데 님은 그거 안 하신 상태로 '시간의 효율성'을 적고 계십니다. 이 정도면 님의 지성이 아깝지요. '헛똑똑이' 수준입니다.

4. 한일관계가 이 사안의 본질일지는 의문입니다만, 이 대화가 이어지는 한 제가 얻을 게 많이 있을 주제이긴 합니다. 님은 처음부터 '공동선'을 누차 적으셨지요. 가치가 있는 대화이냐는 건데,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초기 길을 잘못 들어 국가범죄 수준으로 초기 피폭을 방치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배가 산을 지나 달나라로 가고 있지요. 바로 님 처럼 알만한 사람들이 공부 않은 채 '틀림 없어' 하고 있기 때문인데, 오류 가능성을 지적하고 공부하라고 하면 '내 시간 내가 쓴다'라고 합니다. 그럼 님의 처음 글(12/28)은 뭐가 되는 걸까요.

5. 소크라테스가 말했다는 '오류로부터 해방'을 추구하는 이라면 '악마설법' 역시 이해할 겁니다. 주장의 참값은 말하는 이의 권위, 지지하는 사람의 수로부터 독립되어 있지요. 제가 어떤 포지션을 취하든 더런 넘이든 품위 있는 사람이든 표면에 드러난 프로필로써 판단에 이르면 바람직하지 않지요. 저는 님과 제가 그런 곁가지 (어투, 포지셔닝 따위)에 시간 덜 들이고 (열 받으니 어쩔 수 없이 약간은 다루어야겠지만) 사안의 본질, '일본발 방사능 얼마 정도의 위험인가'에 몰두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글 나눌 시간에.

6. 게시판 글 삭제, 저는 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완성도와 무관하게 그 시점의 기록이거든요. 아주 나중에 참조하는 이가 비교할 수 있도록 밑에 새로운 인식을 추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님의 성실성은 앞으로 글에서 밝히실 일입니다. 제가 1/1 '해설'에서 쓴 '죄송'은 보는 이를 위해 제가 아주 품위 없는 사람은 아님을 보이기 위한 수사에 불과합니다. 저는 '설계'라고 표현했습니다. 님의 12/30 글에서 저는 몰상식과 실례를 느꼈습니다만 앞으로 님께서 짧은 시간 내 '어렵지 않은' 공부를 마치고 찬론이든 반론이든 수준 있는 글을 쓰시면 언제든 제 유감이든 사과든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우선 2.4, 3.0, 1.5 mSv에서 시작한 1/1의 제 공격, 왜 일본여행이 위험하다는 것이냐, 그 정도 기본도 알아보지 않은 상태에서 12/30 위험 확률을 최소화하며 사는 사람이라는 말이 성립하느냐를 짚어보시고 반론하십사 합니다. 이 정도 간단한 데이타와 논리를 님은 돌보지 않은 상태에 계셨습니다.


섬그늘 2014/01/06 23:57  그늘/ 이 문제는 행위로 인해 얻는 '이익'과 '위험' 중 어느 것이 더 크냐를 따져야 하는 유형입니다. 지구상 모든 먹거리에 세슘과 칼륨40이 있지만 이익이 훨씬 크므로 먹습니다. 아이를 안으면 엄마 체내의 칼륨40으로 인해 아이가 피폭되지만 이익 대비 위험이 훨씬 작으므로 안습니다.


후쿠시마 초기 동경의 외국 공관과 다국적 기업은 대부분 대피령을 본국에서 받았고, 사태가 가라앉자 원위치 했습니다. 모두 그 시점의 이익과 위험을 비교한 판단일 겁니다. 글치만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있으니 일본여행하려는 이는 자신의 시각으로 짚어보고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요. 그 공부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이 공부는 3단계 정도 됩니다. 제가 위에 적은 2.4, 3.0, 1.5mSv는 그 1단계로, 베크렐, 시버트, 방사능 속성 따위 등장인물을 나름 접하게 됩니다. 논리가 무척 간단한데 작년 '동경 방사능 험악한데 올림픽 웬 말이냐'는 한국넷 논조에 일본넷이 '한국 방사능치가 더 높은데 평창 동계 올림픽 말 안된다'고 응수한 바 있지요. 찌질한 공격에 어울리는 찌질한 방어입니다.

즉, 1단계를 거친 이는 위 논리에 담긴 적어도 3가지 결함을 따지는 2단계에 들어갑니다. 내부피폭의 원리, 데이타 수집 비교, 핫스팟과 후쿠시마의 현재...마지막 3단계가 전문가도 잘 모른다는 영역의 초입인 시버트 환산의 적절성, 시버트와 확률 관계지요. 이 정도 하면 누가 뭐라 하든 자신의 이익과 위험도를 가늠한 '주관적'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한국의 다수와 마찬가지로 '역'다수에 기댄 추론을 얼마든 펼칠 수 있지만 (일본 거주 중인 외국인 숫자, 모두 약 먹었겠냐, 돈푼 꽤나 있는 일본인들 정보 없어 넋 놓고 있겠냐 따위) 제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해법이 아닙니다. 약간의 시간을 투자, 스스로 깨달아 판단해야지요. 누군들 그 이의 위험을 떠 안아줄 수 없는 유형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