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까락 운동/안티조선

서울 교육감 선거를 주목한다

섬그늘 2008. 11. 13. 14:14

서울시가 교육감 직선제를 한다길래 뒤져보니 별 관심을 못 받고 있는 모양이다. 한겨레21(아래 링크)에 실린 '청소년과 대화'를 보니 줄 세우기 교육에 진저리를 치는 내 가치관으로는 주경복 후보가 딱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로는 박빙 우세란다. 그래서 '보수' 후보 단일화 이야기도 나오는 모양, 전교조가 후원하고 6.25를 '통일 전쟁'이라고 표현했으며 수강생 전원 A를 줬다며 조선일보가 '이런 사람이 교육감 해서야 되겠슴까?'라며 두들기고 있다. 

 

포탈에서 '교육감'으로 검색하면 어떤 사연이었는지 전말을 쉽게 볼 수 있다. 듣기만 해도 피가 끓어오르는 '통일 전쟁'은 '김일성의 역사적 결단'에 버금 가는 섬세한 판단이 필요하다. 수강생을 집단 토론 프로젝트에 걸어 한 그룹을 A+, 다른 그룹을 A 줬단다. (당근 전원 'A'는 '사실'이다) 어쨌거나 적극적 투표 의사층에서 압도적으로 주경복 후보를 지지한다니 이건 촛불의 후폭풍이라고 할 만 하다. 귀추가 주목된다. 나야 투표할 형편이 안되지만 서울 사시는 분들은 꼭 투표하시라.

 

<표> 서울교육감 시민선택 공약 비교 (연합뉴스 2008.07.24)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2190371

 

주경복 후보, 3년 전 "6·25는 통일전쟁" (조선일보 안석배, 최수현 2008.07.24)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7/24/2008072400022.html

[사설] 수강생 전원 'A학점' 준 교수가 서울시교육감 되면 (조선일보 2008.07.23)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7/23/2008072301681.html

 

청소년, 교육감 후보를 만나다 (한겨레21 박수진 2008.07.21)
http://h21.hani.co.kr/section-021046000/2008/07/021046000200807210720059.html

 

블로그에 하도 써대서 식상하다만, 학벌, 학력이 능력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기업이 판매를 담당할 이를 뽑는다면

 

 1. 문제 해결, 의사소통 능력이 있는 넘 (의사소통은 무척 범위가 넓은 물건이다),

 2. 세상과 사람에 대한 지적호기심이 넘치는 넘,

 3. 성찰하는 이성을 갖추고 논리적 정직성이 있으며 긍정적 에너지로 충만한 넘

 

정도로 나는 요약한다. 작금 줄세우기 교육은 위 특질이 있는지 판별할 능력이 없거나 관심 없는 사회 탓인 거다. 그러니 고등학교 까지 돈 쳐들여 대학에서 배울 학력을 미리 습득하게 하고 대학에선 취업 공부를 하게 하며 21세기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창발성을 뒷받침할 지적호기심을 애제 말아먹는 교육을 하고 있는 거다. 무엇이 어찌 되었든 아이가 배움을 지겨워하면 끝장이다.

 

초등학생이 수학의 정석을 푸는 것은 시간 문제다. 돈 들여 반복학습하면 안 될 것 없다. 실제 그리 시키며 뿌듯해하는 부모를 나는 측은하게 생각하는 편인 바 그 아이가 미래에 조금씩 겪을 행복을 통으로 빼앗는 결과가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학교 수업이 무슨 재미가 있을 것이며, 뻔한 이야기하는 교사를 뭘로 볼 것이며 그리 선행학습 않고 끙끙거리는 학우가 얼마나 한심해 보이겠나.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기 바란다면 가난하게 키워야 한다고 나는 주장한다.

 

너나 할 것 없이 돈 쳐들여 선행학습을 하는 사회는 우열반을 지지하도록 되어 있다. 나는 교과서 진도만 따라가더라도 개념만 잡으면 과외 없이도 남 부럽지 않은 학력, 지혜를 지닐 수 있다고 내 아이에게 이야기한다. 뭐, 당근 학원 보내거나 고액 과외시킬 돈이 없기 때문이며 나아가 아빠는 돈 없다, 대학 가고 싶으면 네 능력으로 가라고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부터 거품을 물어서인지 알아서 독 품고 그럭저럭 한다. 여하튼 아이를 줘 패든 달래든 성취감, 지적호기심을 잃지 않게끔 해야 하며 서열화 사회는 구조적으로 그것이 불가능이다.

 

***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잘한 일로 7월11일 대북 대화제의를 나는 꼽는다. 2시간 전 금강산 사건을 보고받았든 않든 남북문제는 (조선일보 5월19일 사설처럼) 일희일비하지 않고 멀리 내다 보고 일관성을 갖는 것이 가장 긴요하다라는 당연한 반응을 보이셨단다. 다만 연설 때 (방금 보고 받았다, 진상 규명을 위해 남북한 협력해야 한다, 근데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식으로) 애드립을 했다면 가장 바람직했을 거다.

 

근데 이게 뭔가? 기껏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다'라고 대화제의를 한 후 헤까닥, 초강경 얼음판을 만들었으니 일단 일관성은 상실이요 진정성도 구천을 떠돈다. 문제점이 한둘이 아니라서 어디부터 손대야 될지 모를 판인데,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몇 달이 걸리든 국정과제를 새롭게 정비해 발표하시는 게 어떨까? 그 동안 일 안한다고 궁민들이 뭐라고 할 것 같지도 않다. 외교안보야말로 예측불가능한 존재로 포지셔닝은 금물이다.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떠도는 표류정부 (한겨레21 정인환 2008.07.21)

http://h21.hani.co.kr/section-021005000/2008/07/021005000200807210720004.html

 

(2008.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