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까락 운동/안티조선

안티조선의 이력, 속성 / 조선일보 논조 변화

섬그늘 2009. 3. 2. 01:57

1.     들어가며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를 담고 있다. 파고 들어가면 이렇게 적는 것 조차 쓸 데 없는, 겹말임을 알게 되겠지만 아직 도달하지 않은 이를 위해 굳이 개인적이라고 적는다. ‘안티조선우리모두조선일보에 반대하는 네티즌의 모임이다. 무쟈게 외연이 넓어서 그 속성을 정의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능이다. 왜냐면 조선일보에 반대하는 이유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며, 나는 물줄기 속의 물방울에 불과하다. (조선일보의 해악에 오래 노출된 이는 대개 하나를 보고 열을 유추할 가능성이 높기에 강조했다)

 

2.     쓰는 이유

우리모두의 쟁점토론 게시판에 안티조선을 왜 하냐? 들어나 보자는 글이 올라온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 글은 안티조선이 뭔지 모르지만 관심이 있는, 그 나마 중립적인 처지에 있을 이를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내가 겪은 바 조선일보 애독자가 이 글을 보고 관점을 바꾸는 일은 지극히 발생하기 어렵다. 왜냐면 애독하는 신문을 비판하는 행위를 자신의 인격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 논리적 정직성을 저해하기 때문이며, 이건 안티조선에 동의하건 않건 끊임없이 자신의 인식을 성찰하며 몸부림칠 일이다.)

 

이 글은 내가 안티조선을 시작한 지 10년 되는 시점의 중간정리이기도 하다. 이것 역시 10년 전 내 선택에 대한 집착일지 모르며 자기확신에 불과할 한계를 갖고 있다. 다만 내가 조선일보를 살펴온 바 논리적 정직성이 뒷받침하지 않는 신념은 위험하다는 측면에서 내 자신을 속이지 않으려 노력하는 한 설령 손까락운동에 불과할지라도 처음 접하는 이를 위한 작업이리라 스스로 위안한다.

 

3.     담은 내용

나는 왜 안티조선을 자처하는가?와 안티조선 운동의 이력, 속성을 요약본이나마 종합세트로 정리했다. 부록으로 최근 조선일보의 논조 변화를 붙이고 앞으로 안티조선 운동은 어떤 효용이 있을까를 다뤘다. 당근 이 글은 무쟈게 길어졌다.

 

4.      안티조선의 이력 요약

나는 199810월 월간조선이 내지른 최장집 고려대 교수 겸 민주당 정책위의장에 대한 사상공세를 천리안 토론실에서 보고 안티조선에 발 담궜고, 닥치는대로 관련되는 기사, 토론, 책을 읽으며 급격한 가치관의 이합집산을 겪었다. 조선일보는 내가 그간 인식한 바 대로의 정론지가 아니었으며 (숭고한) 목적을 위해서는 비논리적인 수단도 불사하는 속성을 가진 신문이라고 판단했다.

 

1980년대부터 안티조선 운동은 있었다. 전교조, 민언련의 스크랩, 인물과 사상의 강준만이 오랜 작업을 해 왔었다. 1999년 말 인물과 사상 게시판에서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된 이한우와 진중권의 토론을 계기로 넷상에서 본격적으로 운동을 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200019안티조선우리모두가 탄생했다. (초기구성 - 서버제공:메아리, 관리자: 미워, 은행장:무명386, 대표:스틸레인)

 

5.     안티조선의 구성원

조선일보와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민주당, 민주노동당(+현재의 진보신당), 무당파가 주 구성원이(), 매우 드물게 한나라당 지지 성향을 보이는 이도 있었다. (나는 전통적김대중, 민주당 지지자로 시작하여 현재 민주당과 진보신당 사이에 와 있다.) 당파가 다른 이들끼리 느슨한 연대로 시작한 우리모두 2002 5월 지방선거를 계기로 민주노동당 지지 성향의 이들이 떠나며 넷상에서 노사모, 서프라이즈, 참세상 등으로 분화한다.

 

이렇듯 조선일보에 반대한다는 것 이외에는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구성이다 보니 안티조선 운동은 이래야 한다는 강령이나 행동 지침이 있을 수 없는 구조인 바, 조선일보를 폐간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제 몫 찾아주기주장이 함께 있으며 나야 후자이다. 조선일보 독자 자신이 조선일보가 얼마나 자신을 우습게 보고 인식을 능멸하고 있는지 깨닫는 의식 전환이 있어야 조선일보가 그 속성, 이력, 역량에 걸맞는 위상을 찾아갈 것이라고 여겼으며 그것은 지금도 변화가 없다. (당근 개인적인 의견이다. 앞으로 이 말 생략한다)

 

예로써 언론소비자주권모임의 지도부에 유죄 판결이 지난 주 있었는데, 조선일보에 광고하는 기업의 불매운동은 예전부터 있었고 나는 줄곧 반대였다. 광고는 지극히 자본주의적 경제행위이며 돈을 위해 합법적 범위에서 무엇이든 하는 기업의 처지에서 가독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조선일보에 광고를 싣는 것을 나무랄 수 없다. 조선일보의 영향력을 감소시키고자 한다면 조선일보의 몰상식을 널리 알려 조선일보 애독자 수를 감소시키는 것이 정공법이다.

 

광고주 압박 운동을 하는 이들의 열정에 나는 경의를 표한다. 일상적으로 위험 회피, 앉아서 손까락 운동만 하며 현실을 바꾸는 추동력 역할을 하지 않는 내가 그 이들의 노력을 폄하할 자격은 없다. 다만 운동의 효용은 말해야겠다. 그 방식으로는 조선일보 애독자의 자기확신 (철부지들의 불법 운동)을 강화하며 법적 조치를 부르는 빌미를 제공할 따름이다. 그 열정으로 조선일보 문제를 보다 파고 들어 주위 친인들이 납득할 설명을 할 수준의 내공을 쌓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근데 이거 웬간히 하려 해도 3년 이상 걸린다. 읽을 책이 무궁무진해서 평생과제이다. 조선일보를 비판적 시각으로 보게 하는 것은 우주를 바꾸는 작업과 같다.)

 

그래서 나는 최근 다음 아고라를 비롯하여 넷상에 올라오는 삼양식품 최대 이익에 환호하는 글에 우려하는 편이다. 조선일보에 광고 중단을 한 것과 이익 최대에 상관관계가 있는가는 여전히 광고를 싣는 농심과 매출액, 경상이익 추이를 대비하여 판단할 일이며 나는 안티조선이 넷상에서야 주류가 되었지만 현실 공간의 의사결정 그룹에서는 여전히 조선일보가 주류이리라 가늠하고 있다.

 

작년 촛불의 도화선이 되었던 미국쇠고기 문제를 최근 지인들과 토론한 적이 있다. 작년 5월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내 나름대로 자료를 확인, 판단한 것은 안전을 담보할 검역체계가 부실한 상태로 30월령 이상까지 수입을 확대한 정부를 비판할 일이며 그것이 미국쇠고기의 인간광우병 유발 위험이 높다는 것과는 구별되어야 한다였다. 미국쇠고기 위험은 20084월 넷에서 떠돈 게시물에서 과장되었다, 미국쇠고기 위험을 다루는 조선일보의 논조는 2007년 대비 2008년 변화가 없다 (다만 한나라당은 극심한 변화가 있다)는 것이 내 판단이다. (그렇지만 위 문장이 미국쇠고기 안전하다는 명제와 동치는 아니다.)

 

나는 촛불에 동의하지만 미국쇠고기에 심각한 위협을 느껴서가 아니라 검역주권을 소홀히 한 정권에 화딱지가 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지인들은 찜찜한 것을 왜 먹느냐?’라고 내게 묻는다. 나는 내 눈으로 확인하여 (30월령 이상의 쇠고기를 갈아 만든) 분쇄육이 들어간 햄버거를 줄창 먹지 않으면 된다는 수준이다.

 

이 문단의 결론은? 안티조선을 하는 이들 사이에도 특정 사안을 보는 눈은 제각각이다. 조선일보에 반대한다는 점을 빼면 공통점을 쉽게 도출하기 어려운 집합이다.

 

6.     조선일보의 논조 변화

최근 칼럼/조선데스크 따위를 뒤져 봤다. 류근일 고별 칼럼 대한민국의 영광은 영원하리운운은 마지막 글이라니 넘어 가자. 김대중 칼럼을 비롯하여 예전 내가 접했던 (목적을 설정하면 사정 없이 물어 뜯는) 이빨은 찾기 어렵다. 하긴 물어 뜯을 대상이 마땅치 않아서이기도 하겠다.

 

한편, 이명박 정권이 착실히 말아 먹은 분야가 한둘이겠냐만, 그걸 가능하게 한 과도한 쏠림을 되돌리고자 하는 의도가 몇 군데에서 엿보인다. 우선 아래 글들을 보시라.

 

(2009.02.14) [최보식 칼럼] 북한 관광과 미사일

북한의 비위를 맞추는 정권을 결코 원치 않지만, 그렇다고 북한이 끌고 가는 현 상황에 대해 '원칙적인' 관전평만 하는 듯한 정권에 대해선 믿음을 갖기 어렵다.

 

북한과 이렇듯 경색 국면을 몰고 온 것은 노무현 정권과 반대로만 해야 직성이 풀리는 이명박 정권의 태생적 한계가 있었거니와 그걸 부추긴 조선일보의 공로는 남부럽지 않다.

 

(예로써 ‘2003년 부터 최근'까지휴전선 군량미 포대사진을 딱 일년 전, 취임식 직전(2008.02.14) 실은 것이 조선일보이다. SBS가 김정일, 당선자의 실용주의에 기대 갖고 있어 뉴스(2008.02.02) 보낸 직후이다. 시점 선택이야말로 고난도 편집인데, 조선일보 독자 행위인지 이명박 정부가 조선일보에 분위기 조성을 부탁한 것인지는 없다.)

 

그렇게 보는 내 시각으로는 최보식기자의 묘한 양비론이야말로 생뚱 맞은 관전평이다. 적어도 이 정도 심각한 국면을 부른 데에는 조선일보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성찰을 곁들인 염치는 있어야 그 동안 조선일보에 제대로 홀려 원칙대로 가라고 성원한 조선일보 애독자에 대한 예의 아니겠나?

 

오묘하게도 이명박 대통령께서 3.1절 기념사에 북한과는 조건 없는 대화 자리가 언제든 준비되어 있다라셨단다. 6.15 10.4선언을 개무시하는 태도로 상대 염장은 있는대로 지른 후인지라 진정성이 전해질지는 영 갸우뚱인데, 그거 이 시점에 존중하겠다고 하면 그 나마 20% 골수 지지층을 어찌 달래느냐 고민이기도 할 게다. 나로서야 골수 지지층은 이해해 줄 것이니 하루 바삐 관계 복원에 전심전력하시라고 하고 싶다만.

 

(2009.02.10) [양상훈 칼럼] 한·미 FTA, 한발 물러설 때다

우리는 국회 상임위까지만 한·미 FTA 비준안을 통과시켜 놓은 다음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국회 본회의에서 FTA 비준을 확정시키는 것은 양국 모두의 운신의 폭을 없애는 것으로 나중에 후회를 부를 수 있다.

 

이 글이 나간 후 홍준표 왈, 2월 중 무리하게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뉴스가 떴다. 작년 2월 이래 조선일보 덕에 한미 FTA 조기 비준이야말로 시급화급한 일로 인식해 온 조선일보 애독자들은 이런 현상을 보며 자신의 인식을 신문과 한나라당이 치밀하게 갖고 논다고 의심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긴 그 의심이 생기기는 어려운 것이, 최보식기자든 양상훈 지국장 글이든 노무현 나쁜 넘이 양념으로 적절한 위치에 들어가 있기에 흡족하게 끄덕이고 넘어가게 하는,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설계이다.

 

위 글에 인용된 장면, 바니 프랭크 금융위원장이 화를 벌컥 내며 인터뷰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은 아래 인터뷰이지 싶다. 본사로부터 어떤 지령을 받았는지, 얼마나 끈덕지게 졸라댔을지 대충 그림이 떠오른다. 그 정도면 특파원 노릇은 다 했다고 봐야...만회가 쉽지 않을 터이니 남의 일 같지 않다..

 

(2009.01.24) "미(美) 사회안전망 개선 전(前)까지 어떤 무역법안도 통과 없다" (최우석)

미 하원 금융위원장 바니 프랭크 인터뷰

 

아니, 조선일보의 이빨이 이토록 마냥 나약해졌단 말가? 망연자실하던 차에 아래 글을 보고 안심했다. 다름 아닌 조선일보의 이해관계도 얽혀 있는 미디어법을 옹호하는 글이다. 그에 담긴 논리를 감상하노라니 이런 잽을 몇 번 맞은 애독자의 인식이 어떨지 감이 온다.

 

(2009.02.13) [기자수첩] IT강국의 후진적 미디어 체계 (신동흔)

OECD 국가 유일하게 신문·방송의 겸영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는 한국에서 우리는 영락없이 '언론 후진국'에서 기자들이었다.

 

(2009.02.27)[기자수첩] "TV 나오네" MBC 파업의 역설 (신동흔)

... 기업마다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졸 신입사원의 임금을 깎고 그렇게 해서라도 일자리를 나눠 갖자고 아이디어를 모으는 요즈음이다. 과연 '배부른 파업' 다시 시작한 이들을 국민은 어떻게 생각할까.

 

신동흔 기자는 인식선점의 중요성을 잘 배운 듯 하다. (논리야 만들면 그만이다. 그거 일일이 말 되는지 따지는 애독자 드물거든.) 검색을 하면 일부 방송 차질이란 한국일보 기사가 바로 떠 있으며, 무엇이 그리 바쁘다고 226일 들어간 파업을 평한 글을 227 0025분에 올리나?

 

하루 지났다고 방송 차질이 심각하면 그게 방송이냐...그거 멀쩡하다고 잉여 인력’, ‘배부른 파업이란 어휘를 동원했으니 인식 선점을 잘 하고 있다는 게다. 예로써 3교대로 돌아가는 공장에 1개조를 일 주일 연수 보내고 2개조로 12시간 교대 근무를 1주일 시켰더니 공장에 사고는 커녕 물건만 잘 나오더라...는 데이타를 보면 신기자는 잉여인력을 잘라야 한다고 진단하시렵니까?

 

OECD국가 중 신문이 방송을 겸업하는 거 막는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다는 건 가슴 아픈 일이다. ‘MBC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추악한 파업조선일보도 더 많이 먹기 위한 밥그릇 싸움은 둘 다 보는 이 이성을 흐리는 비논리요 선동이니 넘어 가자.

 

다만 대한민국에는 권력과 돈의 극심한 쏠림현상이 현재하고 있다는 것은 적어야겠다. 이것이 조선일보가 앙모해 마지 않는 일본, 유럽과 다른 점이다. 광녕스럽게도 OECD 국가 중 비정규직 비율 1,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주종 관계, 출자총액 한도 완화 내지 폐지로 유명무실해져 가고 있는 공정거래 위원회 따위 이명박 정권 1년 간 착실히 말아 드신 성적표를 유심히 보며 더 쏠리도록 해야 한다, 끝장을 보자라고 할 일이다.

 

나는 대한민국의 부자, 가진 이들이 제정신인가 의문이다. 가난한 자들이 열심히 살며 돈을 갖다 바쳐야 부자가 존재할 수 있거늘, 실업자를 양산하고 중소기업을 쥐어 짠 결과가 달랑 수출 이익률 4% (작년 통계, 일본은 24%)로 희희낙락인 대기업, 더 이상 비싼 아파트를 살 여력이 없어진 중산층(천민?). 중소기업 쓰러지면 대기업 홀로 꾸려나갈 수 있냐, 가난한 사람들이 그나마 살아 있어야 부자들이 계속 빨아 먹을 것 아닌가. 작작 할 일이거늘 그노무 탐욕이란 끝이 없어 명을 재촉한다.

 

경제위기를 맞아 한다는 짓이 대졸 신입사원 연봉삭감이란다. 그걸 잡세어링이라고 포장, 자찬한다. (구매력이 있는 임금노동자의 절대 수가 유지되어야 내수가 산다) 그 좋아하는 OECD국가 중 어느 나라가 그 정책 도입했는지 조선일보 산업부는 실어야 할 것이다. 노무현 정권의 정보통신부를 없애고 IT예산을 삭감하신 장본인의 우리는 닌텐도 같은 거 못만드나?’는 말씀에 허폐 뒤집어진 젊음이 많다는 것은 알아 두시라.

 

7. 맺으며

여하튼 최근 논조를 뒤져 본 소감은 안티조선 유효하다는 것이다. 워낙 이명박 정권의 쏠림이 현기증날 정도여서 (짜고 하는지 홀로 훈수인지 모를 일이지만) 되돌리는 폼새를 하고 있을 따름이요 조선일보의 역량, 속성은 그 이력을 이어 여전하다. 이제부터 안티조선 운동을 하려는 열정들이 이 글을 본다면, 1년 동안 익히 보아온 바 워낙 상식의 궤를 달리하는 차원의 정권인지라 뱀처럼 지혜롭게하십사 하고 싶다.

 

(2009.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