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논리 퍼즐

Almigthy(무소불위) 부재증명

섬그늘 2013. 8. 18. 11:45

오늘은 심각하고 머리 아픈 문제가 아니라, 전칭명제를 깨는 반례에 대해 썰을 풀어볼까 합니다. 논리의 세계에서 전지전능, 무소불위,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존재란 있을 수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제껏 이 게시판에 올렸던 문제 형식으로 구성하면 아래와 같이 되겠지요 :


나그네가 저승에 갔습니다.  문 입구에 두 명이 있는데 한 명은 베드로입니다. 베드로가 말합니다.

 

"내 옆에 있는 이는 Almighty신이라네. 그는 뭐든지 할 수 있고 (무소불위) 모르는 것이 없다(무소부지)고 스스로 주장하네. 그에게 어떤 말을 하여 그로 하여금 "모르겠다" 또는 "못하겠다"는 대답을 하게 하면 원하는 대로 갈 수 있네."


문제 1 : 어떤 질문을 하면 "모르겠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요?

문제 2 : 어떤 질문을 하면 "못하겠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요?


풀이 1-1 무소불위와 시점 이동의 결합

"당신은 뭐든지 할 수 있으므로 당신이 이름을 영원히 알 수 없는 대상을 창조할 수 있습니다. 그걸 A라고 둡시다. 자, A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무엇이든 언명하는 순간 '영원히' 모르는것을 만든 게 아니게 됨)


풀이 2-1 규칙을 따르며 동시에 규칙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라고 주문.

예로써, 논리의 세계에서 '명제'는 언명 시점에서 참거짓을 결정할 수 있는 문장을 말합니다. 따라서

"(논리 규칙을 따르면서) 참도 거짓도 되는 명제(이미 규칙에 어긋남)을 제시하십시오."라고 주문하면 "못하겠다"라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는, "이 문을 베드로만 열 수 있게 만드십시오." (만드는 순간 Almighty가 못 여는, 즉 할 수 없는 행위가 생기는 불상사가 발생함.) 또는 "이 문을 베드로 밖에 못 여는 동시에 베드로는 못 열게 하십시오"


뭐...무궁무진하게 만들 수 있을 터, 보다 단순명료한 예가 떠오르는 대로 추가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종교에서 보통 일컫는 '전지전능'한 존재인 신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저는 이 게시판이 다루고 있는 논리체계를 초월한 존재이리라 생각합니다. 체계가 다른, 세계가 다른 존재를 이 세계의 체계나 문법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당신이 할 수 없는 일을 하시오"라는 언명 만큼 무망한 노릇이지요.


거꾸로 다른 체계에 대한 소개 없이 현재 논리체계를 벗어난 '전지전능'을 믿으라고 하는 자세 역시 불친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논의에 앞서 다른 체계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임을 명시하고, 그 체계를 알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 역시 밝히고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겁니다. (2013.08.18)

'논리 > 논리 퍼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래시계 4분, 7분으로 9분 재기  (1) 2010.10.12
Triple Land 5 - 갈림길  (0) 2010.02.19
Triple Land 4 (Knave Contest)  (0) 2008.11.12
Triple Land 3 (Know Thy Knaves)  (0) 2008.11.12
Triple Land 2 (Who Said What?)   (0) 2008.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