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까락 운동/태국(タイ;Siam)

방콕 셧다운 둘째날 풍경 2014-01-14

섬그늘 2014. 1. 15. 00:59

아마도 데모 관련 풍경 올리는 건 오늘이 마지막일 듯. 쌍방 규모와 데모 효과가 충분히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단 오늘은 점심시간에 데모대 근처로 가서 몇 장 사진을 찍었다. 일본인 동료들이 행여 불상사로 다칠까봐 극구 만류하는 터라 몰래 다녀왔다. 위험과 가치를 느끼는 것은 개인 차, 나라의 문화 차가 있다는 이야기.


사진이 뒤집혀 회전이 안된다. 알씨가 안깔리는데 뭐, 방법이 또 있겠지. 나중 고쳐 걸...든지 말든지 하겠다.


어제(2014-01-13)와 같은 위치를 찍었는데, 사람이 훨씬 적다. 데모대의 중추가 다른 곳으로 이동했단다.


시위참가자의 수, 13일 11만명, 14일 4.5만명 (요미우리신문 13일, 14일자).

지방에서 상경한 이들 포함 텐트 치고 거점을 지킨 이들 3만명 (아사히신문 14일자)

마이니치를 비롯, 일본의 신문들은 현지 진출기업의 위험관리 현황을 한 꼭지 씩 보도하고 있다.내가 묵는 호텔엔 아침마다 요미우리신문이 방으로 들어온다. 넷으로 보니 이런 거 안하고 싸게 해주면 좋을 텐데.


백화점은 영업시간 조정, 전시회 연기 또는 위치 변경, 영업사원을 교외 공장으로 일부 이동,

방콕 본사와 공장 간 이동 자제...이런 게 쌓이면 또 다른 나라로 생산 거점을 옮기겠지. 이미 일본전산 등이 라오스, 캄보디아로 공장을 (아마도 태국 인건비 상승 때문에) 이전했다고 한다. 유목민이 따로 없다.


거리 사진 몇 장. 한켠에는 대기하고 있는 앰블런스 차량 속 간호사가 컵라면을 먹고 있더라.







데모대의 요구는 '(친탁신파) 수상 물러나라'이고, 13일 오후에 총선 연기를 검토한다는 발표를 했단다. 뒤져 보니 70개 정당 대표가 참석하는 연석회의를 15일 열자고 잉라크 수상이 제안한 모양인데, 그거 참석하겠다고 밝힌 사람이 별로 없다는. 선관위 마저도 '총선 연기는 정부가 정할 일인데 거기 선관위가 참석할 이유가 없다.'며 수상에게 연기안에 대한 자문을 16일 따로 하겠다고 말한 모양이다. (요미우리신문 15일자)


다소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이다. 무신 말이냐면, 수상이 하원을 해산한 것은 2013년 12월9일이다. 헌법 상 하원해산 후 45-60일 이내 총선을 치러야 한다. 근데 선관위는 '선거구 28개 입후보자 0명, 정족수(500)의 95%인 475에 미달해 버렸다. 글고 폭력사태도 우려된다'라며 5월4일로 연기할 것을 권고했다고 한다. 헌법 상 예외조항이 있다는 모양이다.


여당으로서는 정권 내놓든지 총선 연기하든지 둘 중 하나이다. 뭉개고 2월 총선한들 하원을 열 수 없기 때문에 집권이 자동연장되는 의미가 없다. 선관위 말 대로라면 총선 연기는 수상이 '연기한다'하면 끝인 거다. 그걸 대규모 연석회의 개최안을 들고 나온 건 '성실히 대화를 모색하는 정부' 이미지 만들기인 거다. 즉, 지지층과 외국에 보이기 위한 제스쳐인 게지. 탁신의 아이디어 냄새가 나는데 참 영양가 없는 플레이다 싶다.


어제에 이은 일당 동원설, 시위 참가자에게는 음식 무상 제공, 일당 500바트를 지급한다는 설을 들었다. 나는 그거 들으며 글쎄? 한다. 설령 그것이 사실이더라도 자금이 딸려 데모 오래 못간다는 말은 성립하기 어렵다. 왜냐면 상경했다는 지방 사람 최대 3만명, 500바트/인 곱하면 15백만 바트, 하루 5천만엔 (5억원). 나라를 뒤집자는데 그게 큰 돈이겠나. 더구나 시위 현장의 모금함에는 성금이 답지한다고 한다. 수백만 바트 모이는 게 순간이라는 보도가 있다. (요미우리신문 14일자)


나중에, 아주 나중에 현지 친구를 사겨 이 사태에 대한 질의응답이 가능할 정도로 태국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라도 남는 장사를 하자는 몸부림이다. (2014-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