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까락 운동/태국(タイ;Siam)

방콕 셧다운 닷새 째, 36명 부상, 수상 회견 (2014-01-17)

섬그늘 2014. 1. 18. 10:52

2014년1월17일 금요일, 매일 9시에 아소크역을 출발하는 데모대의 행진은 8시40분에 일찌감치 시작, 하루 종일 사무실 인근은 조용했다. 오후 5시에 배식 시작 (16일부터 유심히 창밖을 보니 그 시간 되면 20-30명 줄 서서 도시락을 받고 있더라), 6시 쯤부터 콘서트가 열리고 밤까지 계속. 이 날은 행진 중 수류탄이 날아 와 여럿 다쳤다. 작년 11월 데모 시작 이래 단일 건수로는 최다 희생자란다.


태국데모대에 수류탄 투척, 48명 부상, 발포도 이어져 (아사히신문 2014-01-17 22:52)

링크야 일본미디어 중에서는 이 신문을 내가 제일 좋아하는 탓에 건 건데 사진 복사가 안되는 점은 유감이다. 뭐, 우클릭 하는 넘이 상업적으로 팔아먹을지 않을지 미리 알 도리가 없을 터이니 이해는 한다만. 표제의 48명은 13일 '방콕 셧다운' 이래의 누계치다. 재미 있는 것은 이 기사에 붙은 사진은 16일 저녁의 촛불 시위 모습이다. 아래 사진과 대비된다. (다만 촛불은 '선거 실시 찬성' 데모란다. 친탁신파인 셈인데 따로 모이나 보다.)


           デモ行進に爆発物、36人負傷 デモ縮小も軍は警戒強化

               사진 설명 : 17일, 태국 방콕에서 폭발물에 의해 부상당한 동료를 옮기는 데모대


산케이신문 사이트가 실은 로이타(공동)의 사진이다. 기사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는 문제. 화끈하잖아? 신문들의 기사를 종합하면, 방콕 중심가 국립경기장 부근의 도로 (간선도로가 아니라 한적한 뒷길)에 수류탄 투척 (현지 동료 말에 의하면 M26, 쉽게 살 수 있단다), 36-38명 부상. 이로써 13일 '봉쇄' 개시 후 부상자는 48명. 17일 오후 1시 발생, 전 부수상 스테푸는 30미터 떨어진 곳에 있어 무사. (이 아저씨 체포령이 15일 떨어졌다는데 이렇게 대낮에 활보해도 경찰 눈엔 보이지 않나 보다.) 


폭발물은 인근 3층 빈 빌딩에서 투척되었다. (요미우리, 아사히)

범인은 도주중. 범인이 숨어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다른 빌딩에서 소총 등 대량 무기가 발견. 데모에 참가해 사건을 목격한 여성(59) 왈, "범인은 1명으로 복면을 하고 있었다. 폭력은 용서할 수 없다". 16일 저녁엔 스쿰판 방콕지사 (야당인 민주당 출신) 집에도 폭발물 투척, (그 전날) 아피시트 민주당 당수 집에도 투척. (산케이신문)


같은 사건을 다루는데 논조와 데이타가 천양지차라는 이야기. 산케이가 잘했다는 뜻 아니다. '대량 무기'가 얼마 정도인데? 복면한 넘 발견되었으면 시위대가 가만 놔 두었을까? 설령 목격 증언이 있었다 할지라도 (나야 창작의 냄새가 진하다는 쪽이다만) 진위는 모르는 것이므로 기사 가치가 없는 거다.


[덧붙임. 18일 22시 현재, 요미우리 아사히 모두 업데이트된 기사를 싣고 있다. 부상자는 40명이며 1명이 오늘 새벽에 사망, 13일 이후 첫 사망자이며 작년 11월 이후 9번 째 사망자로 기록되었다. 이 테러에 대한 코멘트를 양 신문이 실은 걸 비교해 보자.


(요미우리 신문) 데모지도자 스테푸 전 부수상, "경찰이 데모대를 해산하기 위해 일으킨 거다." 스라폰 부수상(치안담당), "사건 직전 데모대 진로가 바뀌는 등 (야당의 자작극으로) 의심가는 점이 있다."  


(아사히 신문) 데모를 주도하는 스테푸 전 부수상, "내가 죽는다 해도 대변자는 얼마든지 나올 것이다." 인라크 수상은 지방언론에 대고 "어떤 폭력행위도 지지하지 않는다."


여기에 대한 내 관전평, 요미우리신문의 공방은 쌍방 글렀다. 경찰이 데모 해산을 의도하려면 좀더 큰 규모여야 한다. 그 증거로 오늘 데모는 1만9천명으로 늘어났다. (바로 아래 사진) 치안담당 현 부수상의 말은 일견 솔깃하오나 데모대 갈 만한 길 3곳만 지키면 일으킬 수 있는 일이다. 오히려 데모대가 조심했다고 볼 수 있는 것.


아사히신문은 음모론 냄새가 풍기는 발언을 싣지 않았다. 인라크 수상의 말은 '불법 행위에는 단호히 대처해야' 라고 사뭇 진지하게 말씀하시는 '수첩공주' 수준의 하나마나 영양가 없는 발언이다.


18일 쇼핑몰에서 돌아오는 길에 저녁 20:30 경 육교에서 찍은 사진. 시방 22:50, 집회 스피커 소리가 여전히 시끄럽다. 언제 끝나나 시간 재 봐야겠다. 지금 날이 바뀌어 19일 새벽 2시. 댄스뮤직으로 바뀌어 마냥 흥겨우며 날밤 새는 분위기다. 뭐, 주말이니 있을 수 있는 일. 2008년 촛불광장도 그랬던가? 덧붙임 끝.]


[또 덧붙임. 2014-01-19 12:34 태국의 동료와 아침에 통화, 금족령이 해제되었다. 낮엔 중심가만 아니면 괜찮다는 판단이란다. 태국 언론에 따르면, 빈 빌딩에서 소총 부품이 발견된 것은 사실. 작년 11월 이래 테러범이 한 명이라도 잡힌 적이 없단다. 소형 무전기를 들고 다니는 그룹으로 추정. 이 정도면 경찰이나 정부가 배후에 있을 가능성이 보다 높겠다. 즉, 위에 쓴 요미우리신문의 치안담당 부수상의 자작극 운운은 신뢰도가 낮다.]


***


태국어 배워 현지 언론을 참고하면 가장 폼나는 그림이겠지만 어느 세월에. 출장 김에 일본의 미디어에 회원등록했다. 요미우리 신문,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이다. 그중 아사히만 2개월 무료인 듯. 뭐, 내키면 한참 후 돈 내게 될지도, 더 나아가면 일본판 조선일보로 내가 인식하고 있는 산케이신문이 무슨 헛소리를 했는지 살펴보기 위해 추가할지도 모르겠다.


호텔에서 객실에 넣어주는 요미우리신문을 보니, 폭발기사와 수상회견 기사, 헌재 판결 이력 따위 4꼭지가 실려 있다. 'インラック'로 요미우리 신문에서 검색했는데 기사가 뜨진 않는다. 한참 후에 입력하나? (덧붙임. 한참 후 입력 맞다. 인터넷판엔 요약본만. 아래 사진의 링크 참조.) 종이신문의 효용은 한눈에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으로 비슷한 화면을 구현할 수는 있겠지만 맛이 다를 터. 종이책과 전자책 역시 그러하다.


1면을 보니 닌텐도, 2014년3월말 발표할 실적이 영업적자 360억엔 전망. 작년 900억 흑자 예상, 한참 모자란다. MS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는 미국에서 잘 팔리는데 Wii-U는 홀로 고전이란다. 드라곤퀘스트 최근판이 Wii에서 돌아가는지라 사...말아...하고 있는 참이었는데. 이 회사는 오오사카 주식거래소 상장, 어제 회견에서 3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 자진 신고, 일본 언론이 크게 다루고 있다. 아래는 마이니치신문의 링크.


닌텐도, 연말 판매전쟁에서 참패, 전략 전환 압박 (2014-01-17)

게임기 산업의 가장 큰 적은 온라인게임이 아니라 스마트폰과 태블릿PC란다. 힘든 싸움이겠다 싶다.


태국 홍수 때 소개한 속담 (마이니치신문 2014-01-16 동경조간)

요약하면, 세계속담사전에 "물이 빠지면 개미가 물고기를 먹고, 홍수가 나면 물고기가 개미를 먹는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흥망성쇠의 덧없음이란다. 지금 방콕 셧다운을 보면 "닭 눈에는 뱀다리가 보이고 뱀 눈에는 닭의 젖이 보인다."가 그럴싸하다. 서로 빤히 (보통은 보이지 않는) 강약점을 아는 숙적 관계란 뜻. "뱀을 던져도 목에 휘감겨 떨어지질 않는다."식으로 해결이 안되는 문제. 모두 태국 속담이란다,


***


누가 테러를 하고 있는 것일까? 기사들을 종합하면 시위대 또는 시위를 주도하는 민주당의 요인들 집에 수류탄 투척, 소총 가격이 작년 11월 이래 이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노란 셔츠(데모대), 민주당, 공헌당(정부), 군부, 붉은 셔츠, 이 사태를 구성하는 주요 등장인물 모두 말 되는 혐의가 있다. 하나하나 가능성 높낮이를 따져 보자.


먼저 민주당 또는 노란 셔츠의 자작극. 유혈 사태가 나면 군부 쿠데타 가능성은 높아지며 바라는 바다. 왜냐면 군부는 왕실 보호대의 역할을 해 왔으며 왕실은 탁신 패거리가 못마땅하다. 2006년 쿠데타는 그래서 왕실이 용인 또는 사주했다는. 근데 자신이 다칠 가능성을 무릅쓰고 그 짓 할까? 노란 셔츠는 붉은 셔츠에 비해 교육 수준이 높은 편인 기득권층이 대부분, 자기 목숨 아까운 줄 알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군부는? 쿠데타 이후 돈 맛을 알아버렸다고 한다. 혁명의 대의 보다는 자본에 결탁하여 친하게 지내며 콩고물을 즐기는 것이 훨씬 나은 인생이라는 깨달음이 있었다는 게지. 꽤나 해 먹어 배가 부른 상태이므로 지금 사태에 끼어 들어 그 골치 아픈 부대낌(정치에 발 담그기)을 다시 하고 싶지 않아 한다는 관측이 있더라.


남는 것은 정부(집권 여당인 공헌당) 또는 붉은 셔츠이며 이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 보인다. 붉은 셔츠야 못 먹고 못 배운 이들이 많아 믿는 바 굳건하여 폭력도 불사할 수 있을 게다. 그럼 돈은 어디서 나오냐는 건데 탁신 패거리는 애제 태국을 통으로 말아 먹어 가진 게 돈 밖에 없다. 경찰이 적극적으로 테러범을 쫓지 않는 것으로 보이니 (이제껏 한 건도 안 잡혔다는 게 말이 되나? 뭐 이거야 검색 부족 탓일지 모르니 유보하자.) 인라크 수상 머리가 아주 뛰어나거나 매우 모자라거나 둘 중 하나이지 싶다.


어떻게 머리가 아주 뛰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냐면, 폭력이든 테러든 이 사태로 이익을 볼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몇 명 다쳤다고 데모가 수그러들 것 같진 않다. 오히려 더 긴장 스릴을 동반한 사명감에 데모가 불타 오르지 않을까? 한 목숨 바쳐 나라를 구하는 대열에 동참하는 진지경건이 되는 거다. (지금 아침 9시, 호텔 방에서 이 글을 두들기는데 광장으로부터 스피커 소리가 요란하다. 토요일이라서 그런가? 어제 보다 기세 등등하다.)


누가 이익을 얻는가? 따지는 것은 범죄 수사의 기본이다. 그래서 탁신파는 '내가 이익 보는 게 뭔데?' 라며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번 비틀면 오리무중이 되는 고난도 술래잡기를 의도했을 가능성인데, 글쎄다, 그 정도로 머리가 좋지는 않지 싶다. 어제 글의 링크에 인라크 수상(1967년생, 46세), 국회 연설을 하는데 대본을 읽는 것 까지야 좋다만 '(3회 반복)'까지 읽어 버렸다니 한국의 '말이 안통하네뜨' 님과 자매 맺으라 하고 싶다.

              

Yingluck Shinawatra at US Embassy, Bangkok, July 2011.jpg     1_2

       (왼쪽이 일본 위키피디아의 인라크 수상 사진. 가운데가 요미우리신문의 기자회견 심각 표정.)


이 인라크 수상이 17일 외신 기자를 모아 회견을 했단다. 국회 해산을 작년 12월9일 한 이래 지금은 '선거관리 내각'이며 그 사명을 다해야 한다고 역설. 그만 두는 건 무책임하다, 선관위는 2월 선거 준비를 해야 한다는 건데, 나랏 돈으로 쓸 데 없는 일을 왜 하냐는 질문엔 대답을 회피했단다. 상당량 이미 무책임하며 무뇌아임을 자랑하는 이의 입으로 '무책임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듣는 건 언제나 괴로운 일이다.


이 부분의 요미우리신문 기사 요약을 번역하면, 국제판 1월18일자 13판 7면 국제,


제목 : '태국수상 퇴진요구 거부 - 혼란수습책은 밝히지 않아'

'방콕-나가타 기자. 대규모 반정부데모로 흔들리는 태국의 인라크 수상이 17일 외신기자회견. 수상은 반정부파의 퇴진요구를 명확히 거부하고, 하원 총선거를 예정대로 2월2일 실시할 의향을 표명했다. 그러나 선거를 혼란정국에서 탈피하도록 연결할 구체적 길을 제시하지는 못했으며, 사법당국이 정권의 目玉(꾸중, 비쌈, 노른자위의 의미라는데, 선심?)정책을 둘러싼 부정의 수사에 착수하는 등 수상은 곤경에 계속 빠져들고 있다.'


"하원 해산으로 선거관리내각을 이끌고 있는 바, 헌법 상 사임이 불가능하다."

(총선거에 대해) "선거야말로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유일한 기회다. 되도록 빨리 실시하고 싶다."

(선관위 연기 권고에 대해) "선거를 행하는 것이 선관위의 일이다."며 선거 준비를 재촉.

(탁신 패거리 물러가라 데모에 대해) "우리들은 과반수 지지를 얻어 선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근데, 데모대 방해로 28개 선거구 후보자 0명. 헌법이 규정한 신국회 소집에 필요한 의원수에는 못 미침. 최대 여당 민주당의 보이콧으로 여당 '압승'이 확실하오나 반대파가 선거 결과 받아 들여 데모 수습이 되리라는 전망은 꽝이다. 이런 질문에 대해 수상은


"선거 실시가 최선이다." (어디서 많이 본, 녹음 테이프 돌리기 무공. 말 되는 설명 바라는 게 무리 수준 체급)


는 말을 반복했다. (쿠데타에 대해) "우리 경험으로 비추어 보건대 유익한 것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한편, 16일 국가부패방지위원회가 쌀을 담보로한 농가에 유리한 융자제도를 둘러싸고 고위 관료의 부정 행위랑, 2011-2013년만 4,000억바트 (1조3천만엔; 13조원)의 손실을 빚은 점에 대해 수상의 감독책임을 수사할 방침을 발표했다. (나랏 돈으로 농민에게 팍팍 인심 썼다는 이야기. 손실액 보아 하니 그거 갚지 않아도 되나 보다.)


이 제도는 이 정권의 目玉('선심'이 가까운 번역일 듯)정책의 하나인데 수상은 "농민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이었다"며 타당성을 강조했다. 글치만 수사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작년 이후 인라크 정권의 정책을 둘러싼 헌법재판소랑 국가부패방지위원회의 까칠한 판단이 이어지고 있어 반정부세력의 퇴진요구에 세를 더해 주고 있다.


표. 인라크 정권에 불리하게 이어지고 있는 사법기관과 독립수사기관의 판단 사례

(2013-11-20) 여당인 타이 공헌당 주도로 가결한 상원의 공선제 도입에 대한 개헌안을 위헌 판결.

(2014-01-07) 국가부패방지위원회, 상원의 공선제 도입에 관한 개헌안에 찬성한 308명 하원의원 수사 결정

(2014-01-08) 타이 공헌당이 주도하여 가결한 조약체결 등에 관한 개헌안 위헌 판결

(2014-01-16) 동 위원회, 인라크 정권이 도입한 쌀 담보 융자제도를 둘러싼 전 상업장관 등 소추와 수상의 책입 추궁 결정 (번역 끝.)


거의 환상적인 수준으로 찌질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는 야그. 유일한 걸림돌인 상원을 선거로 뽑도록 헌법을 바꾸자는 탁신파, 그거 상원에서 부결될지를 모를 정도의 머리큐란 말씀? 상원에서 헌법재판관을 뽑으니 위헌판결 당연하지요. 희한한 넘이 정권 잡아 화끈 해먹는 거 마땅치 않았던 이들이 열 받았다. 상원, 헌법재판소, 야당, 국가부패방지위원회가 세트로 힘을 합해 사사건건 정부(탁신 패거리) 발목 잡고픈 심정 이해한다.


(도긴개긴. 윷놀이에서 한 번 던져 갈 수 있는 말의 거리를 '긴'이라고 한단다. 도가 나와 가는 거리가 도긴, 개가 나와 가는 거리가 개긴, 그 놈이 그놈이란 뜻인데 '대세에 영향 주지 않는 사소한 차이'라서 '50보 100보'와는 약간 다르단다. 몇 번 읽어도 다른 점 모르겠는 바 한국말도 꽤나 오묘하다.)


그렇다고 찬표 던진 탁신파 의원 전부 수사하겠다는 국가부패방지위원회 결정은 무엇이며 나라 곳간 퍼다가 농민에게 안겨 지지를 굳건히 하며 다방면 해 먹는 수상 일파, 아 그렇구나, 평소 멍청한 이라 할지라도 돈이 걸리면 똑똑해지는구나. (탁신 일족은 인라크 수상 포함 태국 재산 순위 100위 안에 몽창 들어 있단다. 직전 게시물 링크 참조)


***


어제는 내 출장 환영회 겸 전체 회식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백주 폭탄 때문에 취소. 행여 불똥 튀어 직원이 다치기라도 하면 책임자 문책이 두렵다는 일본식 사고의 결과이다. 지사장은 주말에 멀리 가지 마라, 호텔 방이 젤 안전하다고 내게 권고하던데, 태국TV에서 '시민들은 위험지역에 가지 마라'는 정부 발표가 있었단다. 그건 '데모에 합류하지 마라'와 동치련만 출장자 외출 단속의 근거로 쓰이는 가슴 아픈 사고 방식이다.


전 시내가 폭력사태로 휩싸여 있다면 모를까, 간헐적인 테러가 일어나는 정도로 내 발을 묶지는 못하겠지만 이번 주말은 근처 쇼핑몰에서 운동화 사는 선에서 자숙할 생각이다. 먹기만 하고 운동 안하니 살이 부르짖는 소리 처절하다.


(1월16일 저녁 태국 동료의 안내로 찾은 아스크역 인접 쇼핑몰 Terminal21 4층의 태국식스기야키. 3명 1,800바트 (6천엔; 6만원)으로 배불리 먹다. 2층엔 한국관, 1층에 스포츠 용품 가게가 있다니 오후에 들러볼 참.)


노트북PC를 뒤지니 예전에 소설류 텍본을 저장해 둔 것을 발견, 알드라이브 깔아 태블릿으로 옮겼다. 회사에서 하지 말라(맘대로 프로그램 깔지 마라, 회사PC 데이타 옮기면 안된다)는 건 다 하게 되는 현상은, 갈 수 있는 길 다 가 봐야 직성이 풀리는 삐딱이 성격 누구 못 주는 탓이며, 보안을 염려하는 절절한 취지는 이해하오나 이 쪽도 안타까운 사정이 있는 거다. 호텔 방 뒹굴며 달리 할 일이 없다는데야.  (2014-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