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까락 운동/태국(タイ;Siam)

방콕 셧다운 이레 째, 컴퓨터 쇼핑몰 (전편) (2014-01-19)

섬그늘 2014. 1. 20. 01:30

2014년 1월19일, 방콕 출장 와 처음 맞는 일요일, 새벽까지 사진 정리하느라 10시 반 기상. 현지 비상연락을 맡고 있는 동료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시위 위험가능성 탓에 방콕 관리직 사원들에게 내렸던 금족령을 낮에 한해 해제한단다. 다만 외출은 시위가 빈번한 곳은 피하라는 권고. 그 친절함에 고마워하고 전화를 끊었다.


고마움과 이해는 별개다. 문화 차이로 인한 일본인의 사고 방식이 꽤 나와 다르매 낯설다. 위험을 대하는 자세를 말하는 건데, 마치 광우병과 방사능 논쟁과 유사하다. 간단히 말해, 아무리 작은 위험이라도 자신에게 닥치면 100%가 된다는 점을 주시하면 아무 일도 못한다.


광우병의 변형프리온, 방사능의 세슘 모두 분자 1개라도 재수 없으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유형이다. 이게 위의 '내가 걸리면 100%'와 결합하면 지구에서 살 수 없게 된다. 몰랐다 뿐이지 일상의 공기, 물, 식품에 분자 1개 이상은 있기 마련인 넘들이거든. 몰랐을 때 잘 살던 이들이 알게 되자 좌불안석이다. 아는 게 병이다.


분자 단위 사고로는 생활이 되지 않으니 어쩔 것인가. 차선으로 위험의 정도를 가늠하고 웬만하면 잊자는 게 내 해법이다. (따져 보니 그래도 된다.) 이 사태도 마찬가지. 나름 위험의 등급을 따졌다. 테러의 일차표적은 행진하는 시위대다. 그 다음이 주요 인사들. 세번째가 집결한 시위대. 마지막이 불특정 다수.


등급 다음 테러의 주체. 소규모 그룹이며 대량살상 행위를 할 역량 또는 의지가 없다. (2.5개월 간 이어진 시위에서 사망 9명.) 테러가 시위대의 앞길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부채질을 하고 있다. 방콕 인구 670만, 그 중 70%는 방콕 셧다운에 긍정적으로 보인다 (이건 감이다). 17일 폭발로 눈 붉히며 경계에 들어 갔다.


내일 물어봐야겠지만, 모종의 변화가 있으니 안전제일주의 일본인 집단이 금족령을 해제했지 싶다. 그와 무관하게 나는 오늘 서쪽 중심가로 갈 생각을 어제 굳혔었다. 3달 후 부임하면 집에서 쓸 PC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지리든 장소든 아는 게 없으니 할 일이 많다. 우선 어제 사온 운동화, 팬츠, 셔츠로 무장하고 50분 달렸다.


***

(단계 1, 2, 3)


1. PC 쇼핑몰이 어딘지 객실담당 직원에게 물었다. 아이폰에 저장한 전철 노선도로 소통, 역 이름을 알았다.

2. 구글 검색으로 '방콕 컴퓨터 상가'를 치면 친절한 게시물이 꽤 뜬다. 근데 약도 봐선 잘 모르겠다.


3. 프론트에서 영어 되는 직원에게 물어 쇼핑몰 이름을 알았다. 오늘의 목적지는 'Pantip Plaza'다.

    이 이름은 구글 검색 결과란에 한결같이 뜨는 것과 일치한다. 방콕의 '용산 전자상가'란다.

     구글 검색에서 찾은 하누만의 여행 이야기, 컴퓨터 상가 뿐 아니라 재래시장 등 정보가 있는 블로그.


이제부터 가는 길 요약. 그 과정은 아래 사진으로 일일이 설명해 보자.


(단계 4)

4. 목적지에 가까운 역 이름은 'Chit Lom'이다. 출발지 'Asok'역에서 세 정거장. 방향은 서쪽.

5. 종점역 이름을 노선도에서 확인한다. 서쪽은 'Mo Chit', 동쪽은 'Bearing'이다.

6. 서쪽 방향 BTS 전철을 타고 Chit Lom에서 내린다. 역원에게 쇼핑몰 어떻게 가냐고 묻는다.


7. 역원이 일러준대로 6번 출구로 나가 10분 걸어 큰 사거리에서 우회전. (Cyber World, Isetan백화점)

8. 거기서 또 10분 걸어 만나는 큰 사거리에서 이번엔 좌회전. (Novotel, Paladum)

9. 조금(1분) 걸으면 오른쪽에 재래시장이 보인다. 맥도날드 지나 2분 걸으면 목적지 간판(주차장 표시).


위 단계 3까지 대충 그림이 나왔으니 부딛혀 볼 일이다. 호텔을 떠났다. 오전에 조용하길래 일요일은 시위 쉬나보나 했는데 2시부터 스피커 작동, 워밍업하나 보다.


집회 찰영 세트를 준비하고 있다. 오늘(19일, 일요일) 집회는 밤 12시에 끝났다. 일도 해야지.


노점의 시작이다. 앞의 세련되어 보이는 언니 셋 중 둘 목에 두른 스트립이 반탁신 집회 지지의 상징이다. 때로 머리에 손목에 모자에 둘러 정체성을 나타낸다. 유심히 앞으로 나오는 사진을 보시라. 노란 셔츠, 빨간 셔츠 보기 어렵다. (오늘 그 관점으로 눈 붉히고 봤는데 붉은 셔츠 입은 이 딱 3명. 1명은 어린이 1명은 외국인.)


소비든 정체성이든 디자인 아이디어가 아기자기 다양하다.


이런 좌판이 온 시내에 널려 있다. 오늘 느낌은 상인 반 시위대 반. (집회 참가 열기는 여전하다.)


젊은 부부로 보이는 한 쌍이 노점을 펴고 있는데, 사진 확대로 티셔츠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티셔츠 종류는...100종을 넘지 않을까 싶다. 멋 모르고 다 찍어 보려다 곧 질려 포기했다. 'We Love the King'도 있더라.


     

왼쪽은 전철 티켓 자동판매기. 사진이 누웠는데 고칠 엄두가 안난다. (50MB 제한. 20장만 올라간다. 80장 추려 반을 따로 빼고 2회에 나누는 중. 몇 번 실패 끝에 여기까지 옴.) 자판기 우상단에 영어 메뉴 있다. 목적지 역을 터치하면 돈 넣으라는 화면, 지폐 동전 내키는대로 넣으면 오른쪽 표가 나온다. 상행 하행선 색이 다른갑다.   Asok역에서 Chit Lom역까지 3정거장, 25바트.


(단계 5) 모든 역의 밖에 세워진 전체 노선도. 가장 기본이 되는 안내서다. 노란 표시 역이 출발지인 Asok. 서쪽 (사진의 왼쪽) 방향으로 Nana, Phloen Chit, Chit Lom 순이다. 플래폼을 알아야 하니 종점을 확인한다. 서쪽이 Mo Chit, 동쪽이 Bearing이다. 'Chit'란 단어가 들어간 지명이 꽤 있는 것으로 보아 의미 있지 싶다. 여하튼 이 안내판을 보고 전후좌우 파악 후 표를 샀다는 이야기.


티켓은 1회권, 충전카드의 2종류가 있단다. 내가 산 1회권은 앞으로 집어 넣어 위로 튀어 나오는 걸 뽑으면 문이 열린다. (카드는 상판 센서에 타치) 앞 슬롯에 티켓 방향 맞게 집어 넣었는데 문이 안 열려 잠시 당황했다.


역에 들어서면 방향을 정하는 갈림길이다. 미리 확인한 'Mo Chit' 방향, 사진의 왼쪽을 택한다.


에스컬레이터로 플래폼에 올라가면 가는 방향의 노선만 색이 칠해진 안내판으로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전차의 외면은 미술 작품, 세련되고 현란하다. 일요일 오후 3시이건만 사람이 꽤 붐빈다. 부대끼진 않았다.


(단계 6) Chit Lom 역에 내려 인터넷을 확인했으나 쇼핑몰 인접 역을 찾지 못했다. 약도가 있지만 당장은 모르겠다. 영어가 되는 역원을 다행히 만났다. Pantip Plaza라 말하니 대번에 알아 듣는다. 6번 출구로 나가 10분 정도 직진 후 우회전하라는 설명이다. 개찰구를 나가자마자 사진의 안내 표지. 6번은 직진이다.


(단계 7) 직진하니 2층이다. 3층은 전차가 다니고 2층은 도로 형태의 보도, 1층은 자동차 도로다. 양쪽이 가슴 높이 위로 트여 있어 상가를 확인하며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곧 곳곳에 설치된 2번째 중요한 안내도를 만난다. 나는 아래쪽 쪽빛 BTS역에서 왔으며 중앙의 'Ratchaprosong' 사거리로 가야 한다.


사거리 확인은 'ZEN WORLD', 'CENTRAL WORLD'란 빌딩으로 확인 가능. 거기서 우회전, 'Ratchadamri' (랏차담리)路를 따라 가야 한다. 이리 자세히 적는 건 쓴 맛을 봤기 때문. 나중에 위 안내도와 인터넷 약도를 짜 맞춰 알게 된 결과를 적고 있다. 


역과 목표 사거리 사이의 이정표, 인터콘티넨탈 호텔이 오른쪽으로 보인다. 제대로 가고 있다.


오잉? 여기도 시위대가 있네? 알고 보니 '방콕 셧다운 7개 거점' 중 하나이다. 이제서야 7개 거점 약도가 어떤 구조인지 깨달음. 어째 출발과 도착이 참가자 수 1, 2위 규모의 역이냐. 하여튼 동서로 BTS가 달리는데 주요 사거리 막아 남북으로 집회 참가자가 앉아 공연을 감상하는 뼈대다. 그 기획에 맞춰 여러 장비가 동원되었고.


ISETAN(이세탄)은 일본의 상위 백화점이다. 나야 친한 상태가 아니지만 예전 업무로 자주 들락거렸다. 아는 이름 만나니 한 장 찰칵. 근데 바로 옆의 ZEN을 흘려 지나친 게 실수였다. 여기서 꺾어야 하는 건데.

           

   

왼쪽에 'Royal Thai Police' (태국 왕실 경찰서)가 보인다. 기념사진 찍는 사람을 또 찍는다. 역에서 출발한지 20분 경과. 이상타...10분 걷고 우회전하라고 했잖나? 오른쪽은 계속 절벽인데 어디로 빠지나 그래...

길을 지나쳤다는 깨달음이 온다. 직전 안내도 확대하고 블로그의 약도와 대조하니 그제야 전체 감이 온다.


되돌아가 아까 시위대가 앉아 있던 곳 쪽으로 연결된 계단으로 내려 가니 분수 광장이 나온다. 멀리 집회를 보는 이들. 알고 보니 이제야 반 왔다는 이야기. 용량 제한 당해 보니 불편하다. 어차피 나눠 올리니 서버 용량과 무관할 거다. 우연히 많은 량 쏟아지는 걸 방지? 후편에 계속한다. (2014-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