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까락 운동/태국(タイ;Siam)

시위 금지령의 노림, 그 영향 (2014-01-25)

섬그늘 2014. 1. 25. 17:26

2014-01-25, 출장 와 두번째 맞는 토요일. 그 동안도 타이 정계에 계신 분들이 꽤나 바빴다.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하는 법. 나야 시위대 편이 된지 오래인데, 방콕 나랏님들이 아래와 같은 짓거리를 근엄하게 하셨다.


1월20일 비상사태 선포 (시위는 냅둔다. 혼내면 까불 거야.)

1월21일 우끼지 마 (선포문 붙은 경찰본부 안내판 해머로 까부심. 그럼 할 땐 대차게 해야지.)

1월22일 나 겁나면 화나는 사람이야 (시위금지령 발표. 5인 이상 집회 체포 방침)

1월23일 선관위, 헌법 상 선거 연기 가능 (싸우면 쓰나, 사이 좋게 놀아)


거리 변화? 없다. 마냥 축제다. 긁으면 긁을수록 신난다는 걸 탁신 패거리는 모를까? 아니다, 갸들도 마냥 짱구는 아니거든. 뭔가 노림수가 있단다. 아래 적는다. 일단 그 동안 밀린 사진들 올리고. 일껏 찍었는데 버리기 아깝잖아?


공장 가는 길, 고속도로 휴게소. 오던 방향으로 한 장.


휴게소 매점 모습. 영어 없다. 순수 태국어로 보인다. 수도 방콕 인근에 토종인만 다니나? 감탄했다.


고속도로 소음 방지판. 직업병이다. 소재가 뭔지 가까이 가서 유리임을 확인한다. PC가 약점이 있긴 하지.


   

왼쪽은 타이어 공기 주입기, 오른쪽은 타이 기름값. 리터당 35.65-40.60 이면 일본돈 110-126엔에 해당. 일본 기름값 확인하니 150-160엔. 타이가 일본의 74-79% 수준. 이상타...어떻게 이렇게 쌀 수 있지?


온 방향으로 쳐다 본 주유소 모습.


야자나무 찍자는 건데 늘어져 자는 개가 덤으로 찍혔다. 이래서 개팔자라는 거야.


관광 안내도. 나중에 찬찬히 볼 기회가 있을지도 몰라 몇 장에 나눠 저장. 글쎄, 그런 날이 올까?


대충 왼쪽 중간 끝이 방콕이다. 즉, 방콕에서 동쪽으로 가고 있다. 어디쯤 와 있는지 봐도 통 모르겠다.


  

자세하게 찍었다는 사진. 개인 돈 들여 갈 일 없을 듯. 출장자 관광 공용차로 시켜줄 회사 아니다.



동료가 시위대 상징인 머리끈을 하고 있길래 관심을 보였더니 갖고 있는 걸 다 보여주더라. 30-100바트. 돈 없다면서도 매일 산단다. 이 직후 일로 대판 싸우고 화해했다. 쌈박질에 1시간, 메일 2통 주고 받는데 3시간.


가판은 충분히 봤다. 사물이 아니라 누가 기념촬영하면 그 전체 모습을 담고 싶어지는 이 심리는 뭘까?


연단에 모 정당 대변인의 열띤 연설. 자경대 청년의 모습. 영어 하냐 물으니 쪼끔이라며 수줍게 웃더라.


다소 살풍경하오나 아속역 간판 찍기 위해 눈을 희생했다. 거리 표지도 쪼그맣게 보인다.


집회인지 잔치인지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 지루한 표정. 연설보다는 공연이 더 좋은 것 아닐까?


아까 쓴 집권층의 노림수란, 5명 이상 모이면 족족 잡아들여 선거 방해을 막겠다는 심산이란다. 이 사진 찍은 시점이 25일 토요일, 일주일 후 2월2일이 선거일이다. 짱구가 따로 없다. 방콕 인구 670만명, 선거권자 400만명 잡고 그 중 70% 반탁신이면 280만명, 집회 참가할 정도 열성 10%만 잡아도 30만명. 방콕 구치소 수감 용량이 얼만가? 그렇게 빤히 보이는 수작으로 '참을 만큼 참았다, 믿어 다오', 이건가?


사람들 표정을 봐라, 어디 겁 내는 티가 나는지. 개떼로 모이면 겁 날게 없다는 걸 체득한 사람들,


   

왼쪽이야 사진찍는 거 찍자...는 거였을까? 아이를 비롯한 언니들이 너무 섹시해서일 거다. 정말이다. 믿어 다오. 부탁이야.


오른쪽은 시위 격문인데, 중간의 Propagandize foolish people 이란 문구가 맘에 걸린다. 정부에 수상에 욕을 하는 것은 좋지만, '(정부가) 어리석은 사람들 선동한다'? 한 편으로 만들 사람을 염두에 둬야지. 같은 편 결속은 될지언정 확대는 힘들다. 당췌 뭘 위한 집회냐? 지금은 쌍방 친탁신 빈곤층 농민세력을 끌어들여야 하잖나.


위의 위 사진과 짜깁으면 좌우로 긴 그림이 나오도록 연결 사진을 찍었다. 별 뜻은 없다.


여기까지 3장이 이어진 사진이다. 붙여볼 생각은 없다.


아까 사진의 머리에 시위 상징 나비리본한 깜찍한 아이는 가족과 함께 왔다. 그 아빠가 자리를 새로 펴고 있다. 바닥의 둘둘 말린 어딘가에서 종이를 팔고 있나 보다. 자본주의의 위대함이다.


"When you rob the country, you call it "Democracy", When we fight back, you say we "Damage Economy"",

번역하면, 네가 나라를 훔칠 때는 민주주의라 부르고, 우리가 맞서 싸우면 경제를 망친다고 하는구나. 한국 파업 기사에서 흔히 보는 선동 문구다. 시민을 볼모로 하느니 나라 경제 걱정된다느니. 속 들여다 보이는 이런 선동이 통하는 건 세계 만방인 모양이다. 아냐...우주까정 포함해야 하지 않을까?


  

왼쪽. 필립모리스 담배 찾아 암시장을 가느니 편의점에서 파는 담배에 적응하기로 했다. 마일드세븐이 95바트 (295엔, 일본에선 410엔), 현지 담배에 말보로까정 5갑 사다 이 좋은 주말 생체실험하고 있다. 하얀 게 타르 저함량인 건 세계 공통인 모양. 안타깝게도 최저가 35바트 (110엔)은 하얀 게 없이, 죄 저 모양으로 뻘겋다.


오른쪽. 매일 저녁을 130바트(400엔) 샌드위치로 때우기로 하고 들르는 가게에, 토욜 18시부터 일욜 밤 까정 술 안팜다, 안내문이 붙어 있길래 쥔장에게 물으니 선거 일주일 전 사전투표 (pre vote, advance vote)를 할 수 있단다. 내일 일요일이 사전투표일이라 술 파는 게 금지되어 있다는. 옆에서 맥주를 미리 사가는 외국인.


사전투표는 금시초문이다. 가게 컴으로 검색하니 12개국이 채택, 그 중 영연방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다 들어가 있는데 영국은 쏙 빠져 있는 게 이채롭다. 그거야 이해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선거일에 왜 술을 안 파나? 술 마시지 않고도 정신 나간, 판단력 갸우뚱인 이들이 인간 세상에 얼마나 많은가. 우끼는 노릇이다.


시위대에 근접하지 말라는 말 개무시한지 오래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이에게 접근, 영어 대화에 성공. 이번 정부가 농민 쌀 담보 융자제도를 만들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전체 예산의 60%가 농민 주머니로 가질 않았단다. 아항, 예전 인용한 전 상공장관 부패 혐의가 그거였구나.


그 학생과는 한참을 떠들었는데, 사면법안을 'amnesty bill'이라는 걸 첨 알았다. 집회를 왜 하는 거냐, 저기 떠드는 연사는 누구냐, 앞으로 어떻할 거냐, 평소 궁금한 걸 물었는데 별 소득은 없었다. 가난하고 교육 받지 못한 이의 돈에 팔린 투표의 가치를 부정하면 2,500년 전 (노예는 얼씬도 못했던)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와 뭐가 다르냐,


민주주의 위하자는 니들이 불법폭력 데모를 하고 있는 딜레마는 어떻할 거냐, 그게 대외에 '얘들 불법이예요, 얘들 말 들을 것 없어요" 선동 재료로 쓰이는 현실의 극복 방안은 뭐냐, 어느 넘인가 만들어야 할 것 아니냐...남의 나라 일이거늘 북받쳐 오르는 이 분노는 뭘까? 호텔로 돌아와 다른 이유로 울었다. 이렇게 소리 내어 우는 건 20년 전일까, 기억이 없다. 어찌 된 일인가...메말라 비틀어져 냉소만 남았던 감정이 돌아오고 있다는?


오늘은 일요일, 룸피니 공원에 가서 안구정화를 해야겠다. (2014-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