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까락 운동/태국(タイ;Siam)

룸피니 공원, 일요일 (2014-01-26)

섬그늘 2014. 1. 27. 06:19

2014-01-26, 부임 후 살 아파트를 찾아 보려 했는데, 회사 거래하는 부동산 (역시 일본업체)이 바쁘댄다. 살짝 기분이 상했다. 고객이 보자고 하면 상담만이라도 괜찮겠슴까? 대단히 죄송하지만 오늘 보실 수는 없을 것 같슴다. 따위로 대응해 마땅하지 않을까? 당장 넷으로 다른 회사를 찾았는데, 일본회사, 한국회사 모두 통화가 안된다. 대충 정보를 정리해 룸피니 공원 근처, 가급적이면 세계 각국 인종이 골고루 있는 곳을 목표로 하기로 했다.


사무실 근처는 일본인 학교가 있어 일본인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다. 당연히 일본 부동산 회사는 그 부근 물건을 제일 많이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룸피니 공원은 물건이 별로 없다. 당근 나는 영어로 집을 알아봐야 할 처지이지 싶다. 큰 문제는 아니다, 속도가 느려 그렇지. 나는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거 넘기지 않으리라 작심하며 하니 지금 현지 스텝, 일본인들과 소통된다. 시간 문제다. 고객인 이 몸, 영어 답답하겠지만 알 바 아니다.


회사에 가깝거늘 왜 전철 2정거장 거리 룸피니 공원 근처인가? 일본인만 모여사는 곳은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모처럼 외국 나와 끼리끼리 붙어 사는 건 변화를 싫어하기 때문이겠지. 애들 학교가 가깝다는 것이 우선순위 높은 곳에 있을 게다. 돌이켜 보면, 나도 동경살 때 한국 학교 코 앞에 집을 얻었었다. 남 이야기할 때가 아니군. 하여튼 나는 단신부임으로 결정했으므로 거기에서 자유롭다. 불편한 거야 어디든 마찬가지. 운동하자는 거다. 살이 울부짖잖나.


그래서 오늘, 일요일은 룸피니 공원으로 정했다. 왕궁도 있다는데 입장료 500바트, 샌드위치 3개 값이다. 게다가 전철역에서 멀어 택시를 타야 한단다. 100바트? 고급 담배 1갑이다. 나중 공짜로 볼 기회가 있을지 모르는데 미리 당겨 돈 쓸 일 없다. 전철 정액권을 끊어둔 터라 전철 2정거장, 나중은 걸어 간다, 그렇게 동선을 정하고 집(호텔)을 나섰다.


호텔 부속 바베큐집이 길을 면해 있길래, 오늘 사전 선거일이라는 생각에 미쳤다. 술 팔지 말라면 정말 안 파나? 확인하기 위해 쌍방 못하는 영어를 나눈 결과, 돈만 주면 맥주 산다. 이런 기 막힌 나라가 있나. 가게 마다 다르다. 병 째 파는 넘, 컵에 담아야만 파는 넘. 나중 보니 무단횡단하는 미국 대사관 여편네, 태국은 법 안 지켜도 무사한 모양이다. 하긴 2주 째 간선도로 막고 '불법' 데모하는 넘들이 있는데 뭐.


Asok역 출발, BTS로 Mo Chit 방향 전차를 타고 2정거장, 친절한 안내판에 감동해서 한 장. 룸피니 공원으로 가는 길은 크게 왼쪽, 오른쪽 두 가지. 공원의 위로 들어가냐, 밑으로 들어갈 거냐 차인 모양이다. 쓸 데 없이 더 걷기 싫어 왼쪽을 선택. 5번 출구로 나가야 한다. 근데 역사에서는 5번 출구 어딘지 보이질 않는다. 1, 2, 3, 4는 있는데 말이다. 안내판을 확인, 1, 2번 사이에 5번. 그래서 1, 2번 방향 개찰구로 나가니 5번 출구가 벽 뒤에 깜찍하게도 숨어 있다. 이런 고객마인드를 봤나, 태국어 배우며 언젠가 씹어줘야겠다.


공원에 웬 텐트촌이냐. 짐작가는 곳이 있어 영어 되요? 물어물어 가족들 사진 찍고 있는 어여쁜 처자와 몇 마디 나눴다. 왜 이러고 있냐? 정부에 대항하기 위해. 허락 받고 하냐? 별 소릴 다하는구나. 고맙다. 그렇지 뭐, 길 막고 경찰본부 포고문 백주대낮 모여 부수는 넘들인데 공원 텐트 쯤이야. 아, 이 나라는 법과 권위가 땅에떨어져 있단 말인가? 마냥 유쾌하다. 대저 권위란 합당한 행위를 해야 대접 받는 법.


밤 당번인가? 늘어져 자고 있다. 외국인이 사진 찍어도 뭐라는 넘 없다. 외려 즐거울 걸?


야외 공연장으로 보이는 구조물 앞에서 배드민턴을 치고 있다. 뭐하자는 건물인지 모르겠다.


혹시 돌아갈 길을 잃을 때를 대비, 온 곳을 찍었다. 저 잔뒤 위를 뛸 것을 생각하니 몸이 좋아진 기분이다. 들어가지 마 표시판 없어 일부러 잔디를 골라 걸었는데 잡는 넘 없더라.


   

뭔 기념탑 같길래 들어가보니 석비가 세워져 있다. 한자가 이렇게 반가운 건 처음이다. 근데 중국말. 영어 없다. 대충 중국과 태국의 우의를 다짐하기 위해 만든 모양이다. 중국말 보다 태국어가 급한 처지이니 이거 해석을 목표로 해 보자 다짐한다. 물론 필히 이루고자 말겠다 따위 각오 없다. 다짐과 각오 이렇게 쓰는 거 맞나?


사전 공부를 한 바, 룸피니 공원엔 호수가 3개 있다. 원체 넓어 다 찍었는지는 모르겠다.


사진이 섞여 같은 호수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뭐 아무려면 대수랴.


   

길 나서기 전 구글 검색으로 '방콕 룸피니 공원'으로 찾은 블로그가 언급한 주말 에어로빅. 리더 3명의 율무에 맞춰 흥겹게 추고 있다. 외국인도 간간이 있다. 리더는 언니가 2명, 형님이 1명. 사진 찍으니 웃어 준다.


리더 중 유일한 남자 (사진 왼편)인데 선글라스를 꼈다. 역광이면 잘 안나오는 건 아이폰도 마찬가지.


공짜라면 모를까, 돈 내고 절대 타지 않을 것을 맹세한다.


아까 텐트촌의 다른 각도이지 싶다. 텐트는 공원 중앙에 떼로 모여 있다. 캠핑이 따로 없다.



돌아오는 길에 길 막고 있는 이들에게 물어 봤다. 여기 통과할 수 있는 탈것은 뭐냐? 자전거만 되나 보다. 오토바이는 상황에 따라. 네발은 절대 안된다. 그 친구 어제 학생 보다는 영어 잘 하던데, 사이클 타고 순찰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리더급. 시간이 없어 자세한 이야기 나누지 못해 아쉽다. 


위 사진은 아속역으로 돌아와 전철역 구름다리. 매일 보던 노끈으로 양분하고 시위대 편에 의자 놓고 앉아 있는 이에게 손짓발짓하여 찍은 사진. 가방 맡기고 (보는 넘은 폭탄 든 위험물일 수 있으니까) 노끈 넘어가 들이댔는데 안 돼요, 곤란해요 하는 거 무시해줬다. 거 봐, 가까이에서 찍으니 이렇게 잘 나오잖아. 왜 막는 거야, 이 짱구들아. 생각 좀 하며 살아라. 이런다고 무슨 득이 있니? 걍 앉아 있으면 될 걸 왜 노끈 쳐 막고 지랄이야.


모든 시위대 보호할 수 없어 연단만 보호 대상이라면 심각한 문제거니와, 연단인들 안전하긴 하니? 밑에서 던지는 넘 어떻게 막을래? 밑이든 위든 도망갈 길 없는 건 마찬가지잖아. 글고 보니 어제 가방 검사하려는 청년, 영어 하냐 물으니 걍 비켜 주더라. 사람 차별하는 것 같아 보라고 가방을 디미니 극구 사양. 사연 많은 나라다.


오늘은 어떤 기사가 떴나, 아사히신문, 대충 보니 NHK신임회장, "종군위안부는 어느 나라에나 있었다.". 아 그러셔, 일본만 뭐라 하지 말라는 거지? 낼 아시히 요미우리 사설 비교해 보는 것도 재밌겠다 싶다. 이 사람아, 전쟁에서 쌓인 넘들 몸 풀게 하는 건 현지조달이 기본 아니야? 그걸 국가 차원에서 속여 모아 그 먼 땅에서 꽃다운 청춘 버리게 한 것과 같아? 한국 시민사회는 사례 분석하여 철저히 밟아줘야 할 것이다. 이런 넘이 지도자 되는 곳이 일본 땅이다. 야당이 멍청하니 오래 가겠지. 태국이나 한국이나 판박이다. (2014-01-27)


덧붙임: 아래 김종민님 댓글의 링크는 아래를 클릭하시라. 다음은 반성이든 각성이든 골라 잡을 일이다.

링크. 시민 방사능 측정소 연월별 측정 결과